군 장병들이 지난 6월 27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군 장병들이 지난 6월 27일 대북 확성기 방송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18일부터 주말에도 확성기 방송 21일 아침 재개
지뢰매설 작업 북한군뿐 아니라 MDL 인근 주민 겨냥 새벽부터 가동
합참 “오물 풍선 대신 쓰레기 풍선으로 명칭 변경”


군 당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이 토·일 주말에도 쉬지않고 21일로 나흘째 이어지고 있다. 북한군뿐만 아니라 군사분계선(MDL) 인근 주민들에게도 방송을 들려주기 위해 아침부터 밤까지 방송을 가동 중이다.

나흘 연속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하자 북한은 21일 오물 풍선 살포를 4일 만에 재개했다.

합참은 21일 오전 9시15분 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추정)을 또다시 부양하고 있다”며 “현재 풍향은 서풍은 대남 오물풍선(추정)은 경기북부 지역으로 이동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합참은 “국민들께서는 적재물 낙하에 주의하시고, 떨어진 풍선을 발견하시면 접촉하지 마시고 가까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그동안 대남 확성기 방송 맞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휴전선 , 북방한계선(NLL) 등 접경지역에서의 정찰·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21일 군 당국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오전 6시부터 대북 확성기를 가동했다. 이날 방송은 전날과 다름없이 오후 10시까지 16시간 동안 송출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군은 당분간 서부·중부·동부전선의 고정식 확성기를 지역에 따라 시간별로 나눠 가동할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이날부터는 접경지역에서 작업하는 북한군 뿐만 아니라 MDL 인근 주민에게도 우리의 메시지를 더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처음으로 오전 방송에 나섰다.

합동참모본부의 대북 심리전 일환인 대북 확성기 방송의 공식 명칭은 군사정보지원작전(MISO)이다. 방송에는 주로 김씨 일가의 3대 세습과 자본주의 체제 선전 등 북한 당국이 민감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대북 심리전 방송인 ‘자유의 소리’를 확성기로 재송출하는 방식이다.

19일 오후 방송에서는 리일규 쿠바 주재 북한 참사관의 탈북 소식과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행위 등을 전했다. 폭염 폭우에도 불구 전방지역에서 수개월째 지뢰매설·방벽 건설 작업을 강행군 하고 있는 북한군을 향해서는 “지옥과 같은 노예의 삶에서 탈출하라”고 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멈출 때까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북한군은 지난 19일까지 8차례에 걸쳐 오물·쓰레기 풍선을 남쪽으로 살포해왔다.

현재 군이 보유한 대북 확성기는 고정식 24대와 이동식 16대 등 40대다. 이들 확성기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짧게는 10㎞, 길게는 30㎞ 떨어진 거리에서도 청취가 가능하다.

다만, 북한군이 우리의 대응을 지켜만 볼 경우 우리 군 자체적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멈출 수도 있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우리 군의 모든 조치는 전적으로 북한의 행동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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