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원로’ 행보 놓고 고민 대관식 아닌 최선의 합의 도출 지지층 이탈 등 부작용 최소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후 당내 핵심 인사들이 대부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지만 버락 오바마(사진) 전 대통령은 여전히 공개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정한 원로’로서의 역할을 고민하는 한편, 자칫 대체 후보 선출 과정이 ‘대관식’처럼 비칠 경우 반트럼프 전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신의 역할을 단합에 중점을 두고 후보 확정 시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오바마 전 대통령은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사임하기로 결정한 직후 올린 애정 어린 글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그가 즉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때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선호하는 문구가 ‘나는 저울에 손가락을 올리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thumb the scale)’라는 점을 들어 민주당 내 권력자의 위치보다는 공정한 원로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가 담긴 행보로 분석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직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후보 지명이 최선의 합의가 아닌 대관식으로 비쳐 지지층이 이탈하거나 무당층에 거부감을 주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NYT는 오바마 전 대통령 측근을 인용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단 공식 지명자가 생기면’ 신속하게 당을 통합하는 것을 돕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침묵에는 대통령과 부통령으로 8년간 ‘브로맨스’를 선보인 바이든 대통령과의 관계를 고려했다는 시각도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늦어지는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 캠프는 오바마 전 대통령 최측근인 데이비드 플루프 영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