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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대학교 3학년이 된 아들을 두고 있는데 군대에 다녀왔는데도 방학 땐 밤낮이 심하게 바뀌어 도대체 언제 잠드는지 알 수도 없고 매일 오후 1시쯤 일어납니다. 본인은 5시부터 1시까지 8시간 잠을 자기 때문에 규칙적이라서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는 식입니다. 하지만 점심시간도 지나서 일어나 도대체 무엇을 하겠으며 미래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하는 것인지 걱정됩니다. 당장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있는 상태도 아닌데 뭐가 어떻냐고, 아르바이트도 하고 자격증 준비도 한다고 하는데 밤에는 게임만 하는 것 같아 게임 중독이 아닌지 걱정됩니다. 밤낮이 바뀐 것을 바로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 자기가 해야할 일 제대로 한다면… 스스로 ‘규칙’ 정하게 해야

▶▶ 솔루션


밤낮이 바뀌어 가족들과 전혀 다른 리듬의 생활을 하고 있으니 걱정이 많이 되시겠군요. 20대의 경우 ‘수면 위상 지연(sleep phase delay)’이 훨씬 더 자주 일어나는 편입니다. 쉽게 말하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가 수월합니다. 새벽에 일찍 깨는 쪽으로 가기 쉬운 노인들과는 반대죠. 그 대신 나이가 어릴수록 원래 사이클로 돌아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더 짧습니다. 즉 시차 적응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하는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리듬으로 인해 결석하거나 지각하는 등 사회적 활동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생길 때입니다. 그럴 경우 정상화시키기 위해 약물 치료나 인지행동 치료 등이 가능하며, 잠자는 시간을 당기려는 노력보단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해서 그에 따라 잠드는 시간을 당기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현대사회에서 오전에 깨어 있는 채로 있는 것이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수험생의 경우 자격증 시험이 오전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전에 일어나는 생활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체 시계는 해당 시각에 무엇을 할지에 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래 잠을 자고 있던 시간인데 갑자기 시험을 치르려면 뇌의 활동이 잘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시험 시간에 맞게 수면 시간을 미리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수면 시간 조절을 빠르게 해야 할 경우 멜라토닌 등을 복용하는 방법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성장기엔 성장호르몬 분비를 위해서 오후 10시부터 오전 2시에 잠들어 있는 것이 중요할 수 있습니다.

혹시 아드님께서 이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부모 입장에서 20대 초반이 어땠는지 돌아본다면, 자기 삶에 대해서 스스로 계획하고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나이지 부모 뜻에 따라 잠을 자고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나이는 아닙니다. 설령 더 빨리 잠들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도 그것은 본인의 의지가 있어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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