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사업협약 해제 후폭풍

7800억 투입된 일산공연장 무산
뿔난 고양시 주민 청원·차량집회


전체 투자비 약 2조 원 중 40%가량인 7800억 원이 투입된 CJ라이브시티의 ‘K-컬처밸리 복합개발단지’ 사업이 중단된 것에 대해 K-팝 업계와 경기 북부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1일 CJ라이브시티와 진행하던 해당 사업의 협약 해제를 발표했다. 이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약 32만6400㎡(약 10만 평) 부지에 실내 2만석, 야외 4만 명 수용 규모의 아레나, 스튜디오, 숙박 및 상업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경기 북부 최대 개발사업으로, 조성이 완료되면 10년간 약 30조 원의 경제 파급효과, 약 20만 명의 고용유발 효과 등이 기대되던 사업이었다.

경기도의 CJ라이브시티 사업협약 해제 결정 후 K-팝 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K-팝 시장은 역대 최고의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정작 마땅한 공연장이 없어 해외 팬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주경기장은 리모델링에 들어간 탓에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국내 공연 유치가 불발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천공항, 김포공항과의 접근성을 따졌을 때 CJ라이브시티 사업은 그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사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에 대해 한 K-팝 관계자는 “이미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을 갑자기 중단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공연장을 짓고 K-팝 관련 시설을 만들려면 부지부터 새로 찾아야 한다. 족히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CJ라이브시티 사업보다 효율적일 수 없다”고 했다.

이미 8년간 이 사업 진행 과정을 지켜본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경기도청 사이트에는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이라는 청원이 지난 1일 게재된 후 열흘 만에 1만 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에 대한 김동연 경기지사의 직접 답변 기한은 오는 8월 12일이다.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의 사업협약 해제를 공식화한 후 주민간담회 등을 개최하고 K-컬처밸리 복합문화단지를 ‘원형 그대로 공공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사업 시행사의 의지 부족’을 사업협약 해제의 결정적 이유로는 꼽았으나 주민들은 20일 ‘CJ라이브시티 원안 그대로 추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차량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 사업은 경기도 공모사업으로 2016년 사업을 착수한 이후 각종 인허가 행정절차만으로도 약 50개월이 소요됐고, 대용량 전력 공급 지연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전력공사는 신고양 변전소 설치를 추진하며 대안 마련에 나섰으나 빨라야 2028년 중순에 완공된다. 이에 CJ라이브시티 측은 대외 여건 악화를 타개할 방법을 모색했고, 국토교통부 PF 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요청, 조정안의 수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조정위는 과거 누적된 지체상금은 부과하되, 불가항력적이었던 전력 공급 불가 통보 이후의 지체상금은 삭감할 것을 권고했으나 경기도는 이에 대해 검토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기본협약 내 상호 합의하에 사업 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갑자기 협약이행보증금의 2배 증액을 요구한 것은 경기도가 협약상 협력 의무를 도외시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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