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다면 영끌족은 어떤 이들인가? 코로나19 이후 넘치는 유동성이 자산 시장으로 유입된 버블기(2021∼2022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한때 월 400건대까지 쪼그라들었다. 아파트값이 단기간에 폭등하자 수요도 급감한 것이다. 그럼에도 집을 산 ‘영끌족’ 대부분 3040 실수요자들이었고, 대출 규제가 워낙 강해 감당 못 할 정도로 많은 대출을 받을 순 없었다. 매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시세가 급락한 탓에 한동안 속은 쓰렸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이 평범한 사람들에게 좋은 투자처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거주 편익을 누리면서 반강제로 장기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끌족이 아파트 원리금을 납입하며 내 집에 실거주하는 동안 시장은 되살아났다.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전 고점 돌파거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년 만에 7000건대를 넘어섰다. 정부의 확신에 가득 찬 말마따나 추세적인 상승으로의 전환은 아니며 지역적, 일시적 잔등락 일 수 있다. 아직 오르지 않은 지역도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눈독 들이고 있었던 동네의 그 아파트만은 유독 시세가 뛰어 오른다.
1순위 지역의 집값이 최근에 급등했다면 2020년 가격대에서 크게 오르지 않은 플랜B, 플랜C 단지를 노려볼 수 있다. 학군, 교통 등 여러 주거 요소 중에 포기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냉정하게 판단하자. 내가 거주해도 좋은 지역에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매물이 있다면 ‘바이앤드홀드(매수 후 보유 유지)’해도 좋겠다. 최저점에 완벽한 매물을 매수해 내 집 마련과 막대한 시세 차익까지 보고 싶은 욕망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런데 그런 운은 인력으로 되지 않는다. 부동산 시장의 잔등락 속에서 허우적대기보다 내 집에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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