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에 답하는 왕후이 교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근대중국사상의 흥기’ 출간 언론간담회에서 저자 왕후이 칭화대 교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7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질문에 답하는 왕후이 교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17일 오전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근대중국사상의 흥기’ 출간 언론간담회에서 저자 왕후이 칭화대 교수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17 mj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중국과 한국은 사상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연계된 부분이 많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총 2500쪽,4권에 나눠 최근 출간된 ‘근대중국사상의 흥기’(돌베개)에 대해 저자인 왕후이 칭화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20년 전 출간돼 "현대의 경전"이라고 일컬어지는 책이지만 완역돼 해외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중국 송나라부터 근대까지 수많은 중국의 사상과 학자들을 망라한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번역하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난 왕후이 교수는 "19∼20세기에 중국은 서방 세계로부터 사상적으로 충격을 받았다. 그때 존재했던 서구적 시각에 대한 도전과 같았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책을 쓰겠다고 생각한 1989년 전후에 중국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며 "나는 전 세계가 내리는 그런 ‘보편적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나의 도전으로서 중국 고유의 사상을 발굴해낸 왕후이 교수는 중국의 정치개혁 담론의 최전선에 있는 연구자다. 1996∼2007년 ‘두수’를 이끌며 처음 이름을 알렸고 2013년에는 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와 함께 ‘루카 파치올리 상’을 수상해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 그는 1990년대 중국의 친자본 노선을 비판해 ‘신좌파 지식인’으로도 불린다.

왕후이 교수는 자신의 대표작이 된 ‘근대중국사상의 흥기’에 대해 "송나라에서 명, 청, 근대로 이어지는 시기에 중국에서 어떤 고민이 있었는지, 어떤 선택을 했는지를 보여준다"며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특정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그 의미를 전했다.

그의 설명대로 책은 ‘제국’과 ‘국가’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서구의 사상을 비판하면서 유가 사상을 중심으로 했던 중국의 역사와 의미를 살핀다. 왕후이는 중국 근대 사상의 토대는 ‘공리 세계관’과 ‘과학 관념’이 있다고 짚어낸다.

책의 의미와 별개로 그 내용과 분량으로 국내 출간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완역되기까지 20년이 걸린 이유이기도 하다. 책이 중국에서 처음 나온 후 한국어판 출간 계약을 맺었지만, 중국의 역사와 전통 사상, 담론까지 폭넓게 이해하고 번역하는 것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한국어판 번역 작업을 맡은 백원담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오늘날 중국 정부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때도 왕후이 교수의 책을 사상적 기초로 인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사상적 대화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돌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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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우 기자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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