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군의 주력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태평양 배치를 위해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2030년대 초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로 대체될 때까지 성능개량 작업이 진행된다.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미 공군의 주력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태평양 배치를 위해 괌 앤더슨 공군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B-2 스텔스 폭격기는 2030년대 초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로 대체될 때까지 성능개량 작업이 진행된다. 미 공군 홈페이지 캡처

노스럽 그루먼 B-2 비행 35주년 맞아 성능개량구상 ‘SR 1’ 공개
신형 벙커버스터 폭탄 GBU-72/B 새 B-2 스피릿에 탑재
2030년대 초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로 대체될 때까지 19대 유지


미 공군의 주력 전략폭격기 B-2 스피릿이 비행 35주년을 맞아 성능 개량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작사인 노스롭 그루먼은 ‘SR(Spirit Realm) 1’으로 이름붙인 최신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B-2의 핵 억제력 및 재래식 장거리 정밀타격 능력을 유지·강화한다는 방침이다.

SR 1의 핵심은 개방형 임무 시스템 아키텍처 도입이다. 이를 통해 단계적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새 기능을 신속하게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우선적인 성능 개량 작업은 통신과 무장 능력 개선을 시작으로, 향후 센서 등 다른 분야로도 확장될 수 있다. 아울러 조종석에는 최신 디스플레이가 장착된다.

노스롭 그루먼측은 SR 1이 B-2의 생존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B-2는 앞서 방어관리시스템 현대화(DMS-M) 사업을 통해 전자전 능력을 대폭 향상시킨 바 있다. 당시 외부 플랫폼 센서와 실시간 데이터 공유, 부가적으로 전자정보수집 기능 등이 추가됐다.

SR 1은 2022년 말 공군과 노스롭 그루먼이 공동 출범시킨 B-2 스피릿 렐름(Spirit Realm) 소프트웨어 팩토리의 첫 성과물이다.

SR 1에서는 디지털 도구를 총동원해 기존 시스템과의 연계 속에 B-2 소프트웨어 전 주기를 신속 관리하게 된다.

SR 1을 통한 무장 현대화도 눈길을 끈다. 군은 신형 벙커버스터 폭탄 GBU-72/B의 B-2 통합을 공식 확인한 바 있다.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순항미사일( HACM) 컴퓨터 그래픽.  레이시언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언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순항미사일( HACM) 컴퓨터 그래픽. 레이시언 테크놀로지스 홈페이지 캡처
성능 개량된 B-2 폭격기에 극초음속미사일 탑재도 추진 중이다.

레이시온이 개발 중인 스크램 제트 엔진을 사용하는 공기 흡입식 미사일(air-breathing missile)인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Hypersonic Attack Cruise Missile· HACM)’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미 공군은 2022년 12월 레이시언 테크놀로지스와 9억 8500만 달러 규모의 HACM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미 공군은 2024 회계연도 예산 요구안에 HACM 연구 개발용으로 3억 8000만 달러를 요청했다. HACM은 중국과 같은 첨단 방공망을 갖춘 대등한 적과 싸우는 미래 전쟁에서 적 방공망 안에 위치한 중요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미 공군이 야심차게 개발하다 지난해 개발이 중단된 적이 있는 ‘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로 불리는 극초음속미사일  AGM-183A ARRW 컴퓨터 그래픽. 록히드 마틴 홈페이지 캡처
미 공군이 야심차게 개발하다 지난해 개발이 중단된 적이 있는 ‘공중발사 신속대응무기’로 불리는 극초음속미사일 AGM-183A ARRW 컴퓨터 그래픽. 록히드 마틴 홈페이지 캡처
HACM은 미 공군 프로그램이지만, 호주도 개발에 참여한다. 미 공군은 공기 흡입식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개발을 위해 2020년 호주와 ‘SCIFIRE(Southern Cross Integrated Flight Research Experiment)’라는 양자 협정을 체결했다. 록히드마틴이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인 AGM-183A ARRW 등도 탑재가 검토되고 있으나 다소 불투명하다. 미 공군이 야심 차게 개발하던 공중 발사 극초음속 무기 AGM-183A ARRW은 2023년 시험실패 후 프로그램이 중단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정식 명칭이 ‘공중발사 신속 대응 무기(ARRW·Air-launched Rapid Response Weapon)’인 ARRW는 B-52나 B-1 폭격기에서 투하된 후 부스터가 점화돼 더 높은 고도로 상승한 후 극초음속 활공체(Glide Vehicle)가 분리되는 극초음속 활공무기의 일종이다. 2022년 5월과 7월 시험체 비행에 성공했고, 같은 해 12월 9일 (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해안에서 B-52 폭격기에서 처음으로 완전히 조립된 무기의 발사 시험에 성공하면서 미 공군의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해 3월 13일 발사 시험에 실패했다.

하지만 B-2 퇴역 전 실전 배치가 어려운 차기 핵순항미사일 LRSO는 일단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B-2는 냉전 막바지 단 21대만 생산된 데다 운용유지비가 막대해 가동률 제고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긴급착륙 후 화재 피해를 입은 1대마저 결국 퇴역이 결정되면서 총 전력은 19대로 줄어들었다.

노후화로 인한 기체 손실이 속출하는 만큼 개방형 아키텍처를 통한 지속적 성능 개량 작업이 더욱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B-2는 오는 2030년대 초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에 의해 완전히 대체될 때까지 미 공군의 전략타격 능력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SR 1 업그레이드는 B-2가 남은 운용 기간 최신 통신·타격 능력을 유지하면서 신속한 성능 개량이 가능토록 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충신 선임기자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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