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서 미디어 수송을 담당하는 버스 내부. 창문이 열리지 않고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 찜통이나 다름없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미디어 수송을 담당하는 버스 내부. 창문이 열리지 않고 에어컨을 가동하지 않아 찜통이나 다름없다.


선수도 기자도 “밖이 더 시원”
20분 이동하는 거리도 고역
“정신 잃은 선수 있다” 소문도


2024 파리올림픽에서 각국 선수들과 취재진의 발이 되는 셔틀버스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

에어컨 때문이다. 여름철 냉방을 하지 않고 운행하는 버스를 상상하기조차 어렵지만, 파리올림픽에선 버스에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는다. 여기에 안전을 이유로 창문도 열지 못하게 막아 놓았다.

각국 선수들은 “내부 온도가 사우나를 방불케 한다”고 아우성이다. 한국 수영대표팀도 선수단 전용 버스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우민은 25일(한국시간) 훈련을 마친 뒤 “버스가 너무 덥다. 창문도 못 열게 막아놨더라”고 전했고, 황선우도 “버스에 정말 많은 선수가 타다 보니까 사우나 같다. 바깥기온보다 버스가 더 더워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걱정했다. 선수촌에서는 “버스 이동 중 정신을 잃는 선수까지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

버스에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은 탄소 배출을 강력히 통제하겠다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의 친환경 정책 때문. 이 정책으로 인해 선수촌에도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았다.

취재진에게 제공되는 미디어 전용 버스도 마찬가지다.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여자 핸드볼 경기장인 사우스파리아레나6로 향하는 길에 ‘사우나 버스’를 체감할 수 있었다. MPC와 사우스파리아레나6의 거리는 약 9㎞. 차량으로 이동하면 약 20분이 소요된다. 버스 안은 그야말로 ‘찜통’이었다. 시간은 짧았으나, 20분 동안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고역이었다.

핸드볼 경기장에 도착해 버스에서 하차할 때, 여기저기서 “버스 밖이 훨씬 시원하다”는 볼멘소리가 쏟아졌다. 함께 버스를 탄 프랑스 국적의 기자도 버스에서 내리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올림픽은 전 세계에서 모인 최고의 선수들이 기량을 다투는 무대. 선수단 전용 버스는 매 순간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선수들의 임시 쉼터다. ‘사우나 버스’는 선수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고의 친환경 대회를 추구하는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의 일방통행식 대회 운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파리올림픽에 최대의 적은 에어컨’이라는 표현이 허투루 나온 말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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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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