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25일 상속세율 인하를 골자로 한 내년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상속세 최고세율을 50%에서 40%로 낮추고 자녀 공제 한도도 1인당 5000만 원에서 5억 원으로 획기적으로 높인다. 대주주 할증제도는 폐지된다. 4조 원가량 세수가 줄어들지만, 정부는 지출 구조조정으로 메울 수 있다고 자신한다. 방만한 지방교육재정 교부금만도 68조 원이 넘는다. 문제는 191개 개정 내용 중 168개는 세법 개정 대상이다. 거대 야당의 협조가 필수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반대한다. “지난해 최고 세율 적용이 1251명에 불과했던 만큼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상속=불로소득’ 프레임도 빠뜨리지 않는다. “근로소득세 최고 세율(45%)보다 상속세율이 낮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51조9000억 원 감소한 것도 강조한다.

글로벌 추세나 경제 논리와 동떨어진 우물 안 개구리식 주장일 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평균 13%에 불과하고 10개국은 아예 폐지했다. 근로소득세와의 단순 대비는 상속·증여세가 근소세를 낸 재산에 매기는 이중과세라는 점을 외면한 것이다. 선진국들은 상속세가 투자 및 일자리 감소의 원흉이라며 아예 폐지로 방향을 틀고 있다. 게다가 1999년 이후 상속세는 25년간 단 한 번도 손질되지 않은 만큼 비정상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상속세를 내느니 차라리 떠나겠다”는 흐름도 불길하다.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는 올해 중국·영국·인도에 이어 한국의 부자 1200여 명(금융자산 100만 달러 이상)이 해외로 탈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민주당 전 대표는 최근 “징벌적 세금은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거주 1주택엔 종합부동산세를 완화하고 금융투자소득세는 면세 구간을 ‘5년간 5억 원’으로 올리자는 파격 제안까지 내놨다. 상속세 개편에 대한 입법 협조도 기대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세심한 세수 감소 보완 대책 등을 마련해 설득에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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