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김병현(32), 이아라(여·32) 부부
“미안해요. 지금 일어났어요.”
소개팅을 하고 잡은 세 번째 만남. 저(아라)를 데리러 온다는 남편이 연락이 안 돼 전화를 몇 번 했더니 이렇게 메시지가 왔어요. 결국, 약속 시각보다 두 시간이나 지나서야 저를 데리러 왔어요. 사실 남편과는 처음 만날 때부터 ‘이 사람과 결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단순한 제 착각인가 싶었죠. 보통 결혼 생각이 드는 상대방을 보면 후광이 비친다든가 종소리가 울린다던데…. 전 그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저 마음속으로 이유를 알 수 없는 확신이 생겼거든요.
지각해 온종일 좌불안석인 남편이 귀여워 보이더라고요. 고백하고 싶어도 데이트에 늦었던 생각에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남편은 데이트 내내 제 눈치만 보고 계속하고픈 말을 삼키는 거예요. 그래서 헤어지기 직전에 제가 판을 깔아줬어요. “그냥 갈 거예요? 할 말 없어요?” 그때야 남편은 제게 고백했고 우리는 연인이 됐습니다.
남편과는 7년여를 연애했어요. 둘이 있을 때 가장 서로다웠고 가족보다 편한 사이였죠. 게다가 감정 변화가 많은 저와 다르게 남편은 동요가 크지 않은 사람이라 늘 안정감을 줬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공개 프러포즈도 받았는데요. 교제 3년 차 때 일이에요. ‘어쩌다 어른’이라는 TV 프로그램 방청에 당첨돼 함께 가게 됐죠. 사전 MC 분이 결혼 예정인 사람이 있냐고 물었는데, 대뜸 남편이 손을 드는 거예요. MC가 언제 결혼할 생각이냐고 물으니까 남편은 “3년 후에 결혼할 것”이라고 해서 야유를 받기도 했는데요. 참 신기하게도 정말 3년이 조금 지나 둘이 결혼했어요. 마침 남편이 행복주택에 당첨됐거든요. 2022년 12월 결혼한 우리는 고양이 세 마리의 집사 생활을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요즘은 건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 남편과 다이어트도 하고 운동도 시작했는데요. 아이와 함께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뤄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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