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판 거세자 SNS에 사과글
아디다스도 광고 모두 내려
“나는 이 (광고) 캠페인이 공개되기 전에는 1972년의 끔찍한 사건과 역사적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1972년 뮌헨올림픽과 관련된 아디다스 제품 광고에 출연해 논란이 됐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모델 벨라 하디드(27)가 사과의 뜻을 밝혔다. 30일(현지시간) 미 CNBC 방송 등에 따르면 하디드는 전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이렇게 해명하며 “만약 그것을 알았다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캠페인의 감수성 부족에 충격을 받았고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앞서 아디다스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SL72’ 운동화를 재발매하면서 하디드를 모델로 내세웠다. 이 운동화는 뮌헨올림픽 때 처음 선보인 제품을 다시 출시한 레트로 모델이다. 그런데 뮌헨올림픽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검은 9월단’의 테러에 희생되는 일이 있었다. 이스라엘의 아픈 역사인 뮌헨올림픽과 관련된 제품 광고에 팔레스타인계 모델을 쓰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팔레스타인 출신 아버지와 네덜란드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하디드는 팔레스타인 구호 활동을 벌이고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온 인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은 광고가 공개되자 엑스(X·옛 트위터)에 “하디드와 그의 아버지는 반유대주의적 비방과 음모를 자주 퍼뜨렸다. 아디다스는 더 할 말이 있느냐”고 비판했다. 미국 유대인위원회도 “이 어두운 올림픽을 상기시키면서 이스라엘에 반하는 목소리를 내는 모델을 선택한 건 엄청난 실수 혹은 의도적인 것”이라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아디다스는 지난 19일 “비극적인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전혀 의도하진 않았지만, 불쾌감과 고통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했다. 이어 SNS에서 하디드가 등장한 광고를 전부 내렸다. 그러자 하디드를 지지하는 이들은 단순히 하디드가 팔레스타인계라는 사실 때문에 52년 전에 발생한 테러 공격과 하디드를 연관 짓는 것은 인종주의적이라고 비판했고, 친팔레스타인 활동가들은 아디다스 보이콧을 촉구했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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