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살인’ 피의자, 장식용 신고
정신질환 점검 ‘사각지대’ 노출
경찰 모니터링 강화 필요성 제기


길이 120㎝의 장검으로 같은 아파트 입주민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A(37) 씨가 올해 초 도검 소지를 허가받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온라인상에서는 이 같은 도검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검 소지자가 8만 명에 달하는 만큼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도검 판매 전문 온라인 홈페이지들(사진)을 살펴보면, 디자인·길이·소재별로 100가지가 넘는 종류의 도검이 판매되고 있다. 저렴하게는 3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수련용 도검을 구할 수 있다. 한 판매업체는 도검 소지 허가증도 무료로 대행해준다고 안내한다. 총포화약법에 따르면 칼날 15㎝ 이상의 도검은 주소지 관할 경찰서로부터 소지 허가를 받아야만 구입할 수 있다. 전과 기록이나 정신질환 등은 결격 사유다. A 씨는 범행 당시 정신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지난 1월 칼날 75㎝, 총 120㎝인 장검을 ‘장식용’으로 신고 후 허가증을 받았다.

도검을 ‘해외직구’할 경우 세관을 바로 통과해버리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4월 “80㎝의 도검을 헝가리에서 구매해 직배송을 받았다. 저번에도 이러더니, 또 경찰서 가서 자진신고를 하게 만든다”는 글이 올라왔다.

도검 구입은 손쉽지만 관리는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도검 소지자의 정신건강 상태 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연 1회 일제 점검을 실시하고 있지만 A 씨는 올해 점검 대상에서 제외됐다. 도검 소지자의 수가 많아 1996∼2000년 허가 소지자만 점검하면서다. 2021년 기준 도검 소지자는 약 8만 명으로, 권총(약 2000명) 등에 비해 수가 많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도검 소지 허가 갱신제 도입 등 촘촘한 모니터링 수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날 A 씨가 마약 간이시약검사를 거부한 데 따라 모발 등을 확보하고자 압수수색 영장도 함께 신청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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