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우크라 내 ‘친러세력’ 독립 지원
크름반도 등 합병조약 맺고 편입

몰도바엔 30년 넘게 러군 주둔


러시아는 소비에트연방(소련) 해체 이후 독립해 나간 구소련 국가들의 영토에 대한 지배권 확보에 나서는 등 영토 확장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위해 구소련 국가들 내에 친러 자치국을 만들어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무력을 사용하는 것도 서슴지 않고 있다.

1일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구소련 국가 내 친러시아 세력의 독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영토 지배력을 늘려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14년 3월 크름반도 지방정부가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발해 크름 공화국으로 독립을 결의하자 이를 지원했다. 이후 크름 공화국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와의 합병을 선언하자 이틀 만에 크름 공화국과 합병 조약을 맺고 자치국으로 규정했다. 크름반도가 우크라이나가 아닌 러시아의 행정 구역이 되며 러시아 영토로 들어간 것이다.

크름반도 사태 이후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세력의 독립 선언이 이어졌다. 도네츠크·루한스크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친러시아 세력이 독립 선언을 한 것이다. 당시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행동을 할 권리가 있다며 이들 지역에 군대를 파견해 사실상 영토를 점령했다.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이 두 지역과 자포리자, 헤르손 지역을 병합했다.

한때 러시아명인 ‘그루지야’로 불렸던 조지아도 러시아에 영토를 빼앗겼다. 조지아 내 러시아 세력이 강한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서 내란이 발생한 것이 빌미가 됐다. 러시아는 2006년 독립을 선언한 남오세티야에 조지아가 군대를 파견하자 러시아계 주민 보호 명분을 내세워 조지아를 침공했다. 국력과 군사력에서 크게 밀리는 조지아는 나흘 만에 러시아에 항복했고 이어 또 다른 친러시아 세력이 지배하는 압하지야의 독립도 지켜봐야 했다.

몰도바는 러시아의 영토 점령 불안에 떨고 있다. 몰도바에는 30년 넘게 러시아군이 주둔해 있는 상태다. 1991년 9월 몰도바 내 러시아계 주민들이 거주하는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에서 분리 독립 요구로 내전이 발생하자 러시아가 평화유지군 명분으로 이 지역에 1500명의 군 병력을 파견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의 야심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남부 마리우폴과 오데사, 크름반도 및 몰도바의 트란스니스트리아를 묶어 옛 러시아 제국 영토인 ‘노보로시야’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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