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서정은(33)·조은지(여·31) 부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던 저(은지)는 대학원에서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과 대표였던 남편은 입학 첫날 저를 사람들과 인사시켜주고 연구실 자리를 안내해줬어요. 서툴지만 열심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온종일 대학원에 있다 보니 남편과도 빠르게 친해졌어요. 특히 남편은 축구광이었고 저도 영국 프로 축구 경기를 즐겨봤던 터라 새벽에 연구실에서 같이 축구를 보면서 점점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결국 이 남자를 놓치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제가 고백해 사귀게 됐습니다.
사실 남편과 연애하면서 몇 번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가 있었습니다. 학교 앞에서 자취할 때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거든요. 어느 날은 밤 11시에 스토킹하던 그 사람이 집으로 찾아와 강제로 문을 열려고 한 적도 있어요. 남편은 그 소식을 듣고 바로 달려왔죠. 다음 날 휴가를 내고 저랑 계속 있어 줬는데 너무 고마웠어요. 몇 년 전엔 전세 사기 때문에 처음으로 소송도 하고, 법원도 가게 됐는데요. 강제경매까지 진행하면서 물질적,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였어요. 그때도 남편이 옆에 있어 버틸 수 있었죠.
두 사람 다 축구를 좋아하다 보니 신혼 여행은 유럽으로 가자고 했어요. 축구 본고장에서 경기를 직접 보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결혼 때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 거예요. 월드컵 땐 주요 팀 선수들이 모두 국가대표로 차출되기 때문에 결국 유럽이 아니라 호주로 신혼여행지를 바꿨습니다. 축구를 볼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신혼여행지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축구에 진심인 부부랍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것 외에도 우리 모두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워 클래식 듣는 걸 좋아한단 공통점이 있어요. 신혼 여행 때도 오페라하우스에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갔죠. 남편과 함께하는 취미가 있으면 일상이 더욱 행복해지더라고요. 앞으로도 저희 부부는 지금의 평화로운 일상을 잘 유지해 보려고 합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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