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대전화 포렌식 통해 수사 혼선 주려 한 증거 확보
부산=이승륜 기자
책임을 전가할 목적으로 가상의 총책을 만든 뒤 국내에 대마초를 들여온 20대 러시아인 2명이 잇따라 관세 당국에 덜미를 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마약류관리법 위반(밀수입) 혐의로 러시아 국적 A 씨와 B 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6월 12000만 원 상당의 대마초 199.6g을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세관은 A 씨가 밀수한 대마초를 인천공항에서 찾아냈는데, 수취 지역을 추적한 결과 부산의 한 모텔로 드러났다. 세관 수사관들이 해당 모텔에 출동해 국내 불법 체류 중인 러시아인 수거·전달책을 붙잡았다. 이후 수사관들은 수거책의 진술을 토대로 추적을 계속해 A 씨를 검거했다. 이후 A 씨는 러시아에 있는 ‘로마’라는 인물의 지시를 받고 소포를 수취하기로 했을 뿐 소포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몰랐다고 수사관들에게 진술했다.
하지만 세관 측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 씨가 범행이 드러났을 경우 책임을 전가할 로마라는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주려고 했다는 정황이 담긴 음성 녹음파일을 찾아냈다.
세관은 또 경남 창녕 주거지에서 소포를 통해 대마초 513.7g을 수취하려 한 혐의로 B 씨를 붙잡았다. 검거 직후 B 씨는 수사관들에게 "며칠 전 신원을 알 수 없는 러시아인을 만났는데, 우편을 받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우편물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몰랐다"며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관들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소포 안에 마약류가 들어있는 것을 인지했음을 점을 확인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가상의 주범, 연락처를 만들어 자신의 밀수혐의를 회피하거나 이용당한 피해자로 위장해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사례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며 "점점 고도화·지능화하는 외국인 마약사범의 마약밀수에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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