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하메네이, 이스라엘 공격 명령
이란 필두로 ‘다면 전쟁’ 가능성
네타냐후, 보복 시 재반격 결의
안보리,양측에 ‘외교 해법’주문
美, 카타르 등과 확전 방지 논의

이란이 자국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암살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에 직접 공격을 지시하면서 중동을 둘러싼 전운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하마스는 물론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고위 지휘관을 잃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와 예멘 후티 반군 등 저항의 축 세력들도 일제히 보복을 다짐해 가자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이란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하니예를 살해한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자행한 극악무도한 범죄는 저항의 축(반미·반이스라엘 무장세력), 특히 이란으로부터 가혹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보복 공격을 예고했다. 여기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 공격을 명령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이스라엘이 이란을 필두로 한 저항의 축들과 자칫 ‘다면 전쟁’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마스는 “비겁한 이스라엘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고위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 사망을 확인한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 맞선 저항이 더욱 단호해질 것이라고 주장해 보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은 “하니예를 표적으로 삼은 것은 악랄한 테러리스트 범죄”라고 비판했고, 이라크 내 친이란 무장단체인 카타이브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은 하니예를 죽임으로써 모든 교전 규칙을 위반했다”고 이스라엘 비판에 가세했다.
슈크르 사살만 인정하고, 하니예 암살에 관해서는 침묵 중인 이스라엘은 이란 등의 보복 시 재반격에 나설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여러 곳에서 위협이 도사리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모든 위협에 맞서 단결하고 결의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해 다면 전쟁도 불사할 것임을 시사했다.
가자전쟁이 5차 중동전쟁으로 확산할 기미를 보이자 국제사회는 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날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영국과 프랑스, 한국 등 각국 대표들은 중동 지역이 전면전 발발 직전에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스라엘과 이란 등 모든 당사자에 자제를 촉구했다.
미국도 중동 국가들과 외교적 접촉을 통해 확전 방지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타르·요르단 외교장관들과 통화를 갖고 미국이 이스라엘의 하니예 암살과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갈등의 추가 확대를 방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중동전쟁이 격화하지 않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왔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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