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등 제외 근원물가 2%초반
‘체감’생활물가지수 3.0% 상승
유류세 환원·국제유가 상승에
석유류, 21개월만 최대폭 올라
사과·배 등 과일 고공행진 계속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4.13(2020년=10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8%에서 2∼3월 3.1%로 높아진 뒤 지난 4월(2.9%)부터 다시 2%대로 내려왔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축산물(2.2%)과 수산물(0.9%)의 물가 상승은 크지 않았지만 농산물이 9.0%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과(39.6%) 등 과일 가격 강세도 이어졌다. 전월 대비로는 상추(57.2%)와 시금치(62.1%), 배추(27.3%) 등 신선 채소류(6.3%)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폭우를 비롯한 기상 상황 영향으로 생육 주기가 짧은 채소류 가격이 전월보다 올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도 8.4% 올라 2022년 10월(10.3%) 이후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유류세 인하 폭 축소와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물가는 2.9%, 외식 제외 서비스 물가는 3.0% 각각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지수들은 2% 초반대에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갔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해 동월 대비 2.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상승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0% 상승했다. 식품 물가가 3.4% 올랐고 식품 이외 물가는 2.7% 상승했다. 공 심의관은 “가중치가 큰 석유류의 가격 변동과 날씨 영향에 따른 농산물 가격 변화 등이 향후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절적 요인·중동 악재 속에서도 향후 국내 물가의 ‘2%대’ 유지에 대해선 정부와 중앙은행이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상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고 추가 충격이 없다면 8월부터는 2%대 초중반 물가 둔화 흐름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이날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7월 물가 지표 분석과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소폭 높아진 것은 유가 상승의 영향이 작용한 데다 집중호우와 같은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며 “8월부터 지난해 유가·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기저효과도 크게 작용하면서 다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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