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했습니다 - 김진수(34)·이미연(여·36) 부부
대학교에서 교직원으로 근무하던 저(진수)는 아내와 직장 동료로 만났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곳으로 이직해 온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친하게 지내고 점심도 자주 먹었는데, 시원시원한 예쁜 모습에 빠져들었죠. 하지만 한동안은 마음을 숨기고 아닌척하면서 같이 다녔어요. 당시 아내에겐 남자 친구가 있었거든요. 아내는 제가 짝사랑하는 것도 모르고 소개팅을 시켜주기도 했지만, 당연히 잘되지 않았죠.
그러던 중 아내가 장거리 연애를 끝마쳤어요. 그때를 놓치지 않고 열심히 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이미 아내가 헤어지기 전부터 “그분(전 남자친구)과 헤어지면 저한테 오세요”라고 여러 차례 마음을 드러냈었거든요. 아내는 고민이 많았다고 해요. 사내 연애가 실패로 끝나면 불편한 관계 속에서 직장을 다녀야 하니까요. 아내는 “결혼할 생각이 아니라면 나에게 잘해주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전 당당하게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한 여자를 이처럼 애틋하게 바라본 게 처음이었거든요.
직장 내 많은 사람이 이미 우리 연애를 눈치채고 있었어요. 나름 숨기려고 숨긴 건데 역시 사랑은 숨길 수가 없나 봅니다. 한 번은 평일 퇴근 후 몰래 옷가게에서 쇼핑하다가 같은 학교 직원분을 보고 도망치듯 나온 적도 있었어요. 산책하다가 팀장님을 마주쳐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둘러댔지만, 더는 숨길 수 없을 것 같아 팀장님께만 결혼 날짜까지 잡았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식은땀이 흐른 사건도 있었죠. 장모님께서 진짜 제 부모님이 아내를 마음에 들어 하는지 슬쩍 물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있는 척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더니 “다 좋은데 좀 통통한 게 흠”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을 듣고 아내가 너무 속상해해서 저도 모르게 부모님께 화를 냈습니다. 결국, 제 진심 어린 프러포즈로 아내의 마음을 달래고 결혼에 성공해 행복한 결혼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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