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2위 서승재·채유정에 승리
김원호 ‘母子 메달리스트’ 탄생
“길영아 아들 아닌 김원호 엄마”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 조는 2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세계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눌렀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생애 첫 올림픽에서 결승전 진출을 확정,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원호-정나은 조는 이날 전까지 선배 서승재-채유정 조에게 5전 전패, 열세였지만 완벽하게 뒤집었다.
김원호-정나은 조의 결승행으로 한국 배드민턴은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 이후 최고 성적을 남겼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따냈으나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올림픽에선 모두 동메달 1개씩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혼합복식에선 베이징올림픽 때 금메달을 목에 건 이용대-이효정 조 이후 16년 만의 첫 메달 획득이다.
김원호는 어머니 길 감독에 이어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 눈길을 끌고 있다. 길 감독은 1992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배드민턴 여자복식 동메달,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혼합복식 금메달과 여자복식 은메달을 목에 건 레전드다. 2020 도쿄올림픽에선 여서정이 체조 여자 도마에서 동메달을 따내며 ‘부녀’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여서정의 아버지 여홍철 경희대 교수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리스트다.
김원호는 “이제 내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엄마가 ‘올림픽 무대는 하늘에서 내려주시는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든 받아들이면 된다’는 말을 해줬다”고 말했다. 김원호는 이날 3게임 중반 코트에 주저앉아 구토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김원호는 “이렇게 티를 낸 건 처음이었다.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을 올림픽에서 보여줬다”고 멋쩍은 모습을 보였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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