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개월 협상끝 튀르키예서 성사
WSJ기자 · 러 反체제인사 석방
푸틴, 직접 교환대상 지목하기도
바이든 “외교 위업… 동맹 감사”
트럼프는 “현금 줬나” 평가절하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독일 등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가 수개월에 걸친 협상 끝에 각각 수감·억류 중이던 미국인 3명 등 모두 24명의 수감자를 제3국 튀르키예에서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맞교환했다. 이번 수감자 맞교환은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의 위업”이라고 환영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석방을 위해 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평가절하했다.
백악관은 1일 사전예고 없이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에반 게르시코비치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를 비롯해 자유유럽방송(RFE) 기자 알수 쿠르마셰바, 미 해병대 출신 폴 휠런 등 미 시민권자 3명과 영주권자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 독일인 5명, 러시아인 7명 등 러시아에 수감돼 있던 16명이 석방됐다고 밝혔다.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지난해 3월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 도중 체포돼 간첩혐의로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았다. 또 미국·러시아 이중국적자인 쿠르마셰바 기자는 외국대리인으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한 혐의로 6년 6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에서 풀려난 러시아인들은 대부분 지난 2월 복역 중 사망한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와 함께했던 인사들이었다. 반면 독일에서 풀려난 연방보안국(FSB) 출신 바딤 크라시코프는 2019년 베를린에서 체첸 반군 지도자 젤림칸 칸고슈빌리를 살해해 무기징역형을 받고 수감 중이었다. 크라시코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수감자 교환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감자 교환은 미국과 독일, 러시아뿐 아니라 튀르키예, 폴란드, 슬로베니아, 노르웨이, 벨라루스 등이 관여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수감자 교환 후 성명·연설을 통해 “힘들고 복잡한 협상에서 함께해준 동맹국들에 감사드린다. 이것은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친구를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며 “동맹은 미국인을 더 안전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성명을 내고 “부통령으로서 지난 3년 반 동안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70명 이상의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올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부당하게 억류되거나 인질로 잡힌 모든 미국인을 집으로 데려온다는 약속은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그들은 언제 러시아와 포로 교환 세부 내용을 공개할 것인가? 그들에 비해 우리가 받은 사람의 수는? 우리가 그들에게 현금을 주는가?”라며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인 등의 석방을 위해 돈을 지급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수감자 맞교환 조건으로 러시아에 돈을 주거나 제재를 완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러시아가 수감자 교환에 합의한 이유에 대해 “전 세계 악당들이 도널드 트럼프가 곧 재집권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집안을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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