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의 유수프 디케츠가 지난달 30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결승전에서 주머니에 왼손을 넣고 표적을 겨냥하고 있다. 파리올림픽 SNS
튀르키예의 유수프 디케츠가 지난달 30일 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결승전에서 주머니에 왼손을 넣고 표적을 겨냥하고 있다. 파리올림픽 SNS


첨단 장비 없이 시크하게 ‘탕’
디케츠 경기 영상 1억뷰 넘어


동네 마실을 나온 듯한 수수하고 무심한 차림의 2024 파리올림픽 사격 은메달리스트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 사격 선수들은 특수 렌즈와 헤드폰 모양의 귀보호개 등 각종 장비로 무장하고 출전한다. 이와 달리 어떠한 첨단 장비도 쓰지 않은 퇴역 헌병 부사관 유수프 디케츠(51·튀르키예)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시크하게 총을 쏜 모습은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밖에 없었다.

1일(한국시간) 엑스(X·옛 트위터)의 바이럴 계정에 올라온 디케츠의 파리올림픽 사격 혼성단체 10m 공기권총 결승전 모습은 게시 하루 만인 2일 오전 조회수 1억6180만여 회를 기록했다. SNS에선 “맥주 마시고 2차로 사격 게임 하러 온 사람 아니냐” “정체성 숨긴 비밀 요원 같다” 등 디케츠에게 반한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프랑스 중부 샤토루 사격센터에 모인 많은 선수들은 눈부심을 줄이는 선바이저 모자, 초점을 맞추기 위한 한쪽 눈가리개 등을 쓴다. 하지만 디케츠는 이러한 첨단 장비를 일절 걸치지 않았다. 겨우 귓구멍을 막는 형광색 귀마개만 낀 채 소수점 이하의 경쟁을 펼쳤다.

디케츠는 튀르키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별한 장비는 필요 없었다”며 “저는 타고난 사격 선수”라고 말했다.

디케츠는 2008년부터 올림픽에 튀르키예 대표로 출전한 사격 베테랑이다. 이번이 그의 5번째 올림픽이다. 다양한 세계 및 유럽 선수권대회에서 여러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디케츠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혔다.

올림픽 SNS도 1일 ‘우리가 몰랐던 사격 스타들’이라는 내용으로 디케츠와 함께 김예지(32·임실군청)의 사진을 올렸다. 지난달 31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X에 김예지와 관련 “액션영화에 캐스팅돼야 한다”며 “연기할 필요조차 없다”는 찬사를 보낸 바 있다. 김예지는 파리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이예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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