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도시 태백과 영국의 게이츠헤드는 닮은 데가 많다. 과거 석탄산업으로 번영을 누렸다가 폐광과 함께 쇠락해진 역사가 그렇다. 게이츠헤드는 앤터니 곰리의 기념비적 작품 ‘북방의 천사’로 말미암아 예술의 성지로 탈바꿈했다. 태백이 그것을 따라갈 필요까지는 없지만, 우리 현대사의 한 장으로 잘 간직해야 한다.
마침 석탄박물관에서 의미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다. 폐광과 함께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져 간 광부들의 모습을 화가 최법진이 화폭에 비장하게 담았다. 작가는 장성광업소 근처에서 탄가루 미디엄으로 그림을 그려온 터다. 그러다 최근 폐광으로 삶의 터를 떠나게 된 광부들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막장이라는 지하의 어두운 곳에서 일한 그들의 노고를 기릴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석탄가루를 안료로 사역한 것이 그러한 이유에서다. 어두운 갱도 안에서 나와 밝은 하늘을 향해 날갯짓하는 천사로 표현했던 곰리에 대한 오마주도 엿보인다. 떠나는 뒷모습에 울려야 하는 노래가 있다.
‘Time To Say Goodbye’.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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