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의 미하인 로페스가 7일 오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130㎏급 금메달을 확정한 후 은퇴를 표현하기 위해 신발을 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있다. AP뉴시스
쿠바의 미하인 로페스가 7일 오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130㎏급 금메달을 확정한 후 은퇴를 표현하기 위해 신발을 벗어 머리 위로 올리고 있다. AP뉴시스


■ 쿠바의 레슬링 영웅 26세부터 42세까지 5연속 금메달

그레코로만 130㎏급 결승서
많은 경험·강력한 힘 앞세워
칠레의 아코스타에 6-0 승리
“평생의 보상이며 최고의 승리
은퇴 뒤 젊은 세대 가르칠 것”


42세 레슬러 미하인 로페스(쿠바)가 올림픽 역사를 새로 썼다. 로페스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개인종목 5연패를 달성한 뒤 화려하게 은퇴했다.

로페스는 7일 오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 130㎏급 결승전에서 야스마니 아코스타(칠레)를 6-0으로 눌렀다. 로페스는 22세였던 2004년 아테네에서 올림픽 무대에 데뷔했으나 5위에 그쳤다. 그러나 2008 베이징·2012 런던·2016 리우데자네이루·2020 도쿄에 이어 남자 그레코로만형 최중량급에서 5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로페스는 올림픽 역대 개인종목 최다 연속 금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로페스는 도쿄올림픽까지 4연패를 달성해 수영의 마이클 펠프스·케이티 러데키, 멀리뛰기의 칼 루이스, 원반던지기의 앨 오터, 사격의 빈센트 핸콕(이상 미국), 요트의 파울 엘스트룀(덴마크)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이젠 홀로 서게 됐다.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의 이자벨 베르트(독일)가 7연패,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의 게레비치 얼러다르(헝가리)가 6연패를 남겼으나 ‘단체전’이라는 특징이 있다.

로페스는 예전과 같은 속도와 민첩성이 없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많은 경험과 강력한 힘을 앞세워 아코스타를 무너뜨렸다. 관중은 올림픽 역사를 새롭게 쓴 로페스에게 박수를 보냈다. 아코스타도 포옹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쿠바 출신인 아코스타는 어린 시절부터 로페스와 함께 훈련했고, 항상 로페스를 우상으로 꼽았다. 아코스타는 2018년 쿠바를 떠나 칠레로 귀화했다. 아코스타는 “만감이 교차한다”며 “금메달을 따고 싶었지만 동시에 전 세계 레슬링의 전설인 로페스였기에 이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코스타는 대신 칠레 최초의 레슬링 메달리스트로 등록됐다.

로페스는 우승 후 신발을 벗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가 매트 한가운데 내려놓았다. 20년간 올림픽 무대를 누빈 로페스는 4강전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로페스는 “내가 간절히 원했던 결과이기도 하지만, 전 세계와 조국이 원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모든 사람과 가족의 도움으로 열심히 노력한 평생의 보상이다. 내 인생 최고의 승리다”라고 말했다. 로페스는 은퇴 이후 후학 양성에 대한 뜻을 내비쳤다. 그는 “내게 지도를 받으러 오는 모든 젊은이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면서 “나는 세상에 줄 수 있는 영감이 많다. 젊은 세대를 가르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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