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마음상담소
▶▶ 독자 고민
40대라는 젊은 나이에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진단받았습니다. 두 달간 운동과 식생활로 조절하려고 했지만 가족력도 있고 생각보다 잘되지 않네요. 그다지 과체중도 아니고 술, 담배를 즐기지도 않는데 건강에 늘 신경 쓰는 저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억울합니다. 저도 극단적인 사례만 보고 약을 무조건 안 먹겠다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을 받은 고혈압약과 고지혈증약 부작용을 인터넷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다 보니 너무 안 좋은 것들이 많던데, 많은 사람들은 이런 약을 평생 먹는 건가 싶습니다.
이런 거로 걱정하니 머리가 아프고 두통이 더 생기는 것 같고요. 주변에서는 건강 염려가 너무 심하다고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 보라고 하는데, 이런 거로도 병원에 또 가면 거기서도 약을 주는 것 아닌가요?
A : 극단적 사례만 보면 안돼… 일단 복용하면서 조절하길
▶▶ 솔루션
의학 관련 정보를 전문가들이 독점하던 시대와 달리 요즘은 많은 정보가 인터넷에 있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좋은 점이 있습니다. 게다가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의 경우 만성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병이므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협력적 관계입니다. 의사들도 공부를 하지만, 특정 약물에 대해 최신 정보를 바로 알지는 못하고 환자분들에게 듣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이를 다시 찾아보고, 검증하고, 처방에 반영하는 것은 의사 몫이겠지만요. 환자 입장에서 질병에 대해 공부하고 거기에 맞는 관리와 노력을 하는 것은 분명히 도움이 되며 의료진과 의견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다만 모든 것은 과유불급이라 너무 극단적인 사례를 보고, 그것이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논문이나 기사라고 해서 무조건 옳은 것은 아닙니다. 한 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그 연구결과가 안정적이고 반복적으로 검증이 돼야 교과서에 실리는 것처럼 의학에서 극단적인 사례란 존재하며,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적용할 수 있는지는 늘 어려운 문제입니다. 무조건 안심하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약물을 검색하더라도 부작용의 종류만 보지 마시고, 그것의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용량에 따른 부작용이 다른데, 너무 저용량인데도 고용량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불필요한 불안이 심해질 것입니다.
불안과 강박은 현대인 누구나에게 있습니다. 또한 불안은 주관적이라서 남들이 걱정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 다른 사람은 걱정할 수도 있고 각자 다른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신체적 건강을 해친다거나, 수면이나 식사 등에 문제 등 생활에 큰 방해를 받는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하주원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홍보이사·전문의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