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자 ‘바람이’. 청주시청 제공
아빠 사자 ‘바람이’. 청주시청 제공

바람이의 딸 사자. 청주시청 제공
바람이의 딸 사자. 청주시청 제공


오는 20일 강릉서 청주동물원으로 이송
내년 3월 합사 목표로 점진적 적응 훈련



청주=이성현 기자


경남 김해의 부경동물원에 있다가 강원 강릉의 동물농장으로 옮겨져 임시 보호 중인 암사자(5살)가 아빠 사자가 있는 청주동물원에서 함께 생활하게 됐다. 좁고 열악한 실내 시멘트 우리에서 홀로 지내며 삐쩍 마르고 병들어 ‘갈비 사자’로 불렸던 노령 사자 바람이(20살)를 구조해 건강을 되찾아준 청주동물원이 바람이 딸 사자까지 데려와 보살피기로 한 것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7일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일 바람이의 딸 사자가 청주동물원으로 오게 됐다”며 “국내 첫 거점 동물원의 역할을 다하는 등 시민과 동물이 상생하는 청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청주동물원은 오는 19일 바람이 딸이 임시 보호돼있는 강릉 쌍둥이 동물농장을 방문해 건강 상태를 살피고 20일 무진동 항온항습 차량을 이용해 청주로 옮겨온다. 암사자는 청주동물원 야생동물보호시설의 격리방사장에 입식될 예정이다. 현재 보호시설에는 바람이와 도도 등 2마리의 사자가 지내고 있다. 바람이 딸은 근친교배와 자궁질환 예방을 위해 오는 11월 조성되는 야생동물보전센터에서 중성화 수술을 받게 된다. 이어 내년 3월 합사를 목표로 개체 간 대면, 교차 방사를 통한 체취 적응 등 합사 훈련을 점진적으로 수행한다.

바람이는 지난해 7월 구조 당시 뒷다리가 약해 가끔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일 정도로 야위었으나 지금은 야생동물보호시설 내 1.5m 높이 바위도 성큼 올라가 앉는 등 건강 상태가 호전됐다. 부경동물원에 있었을 때 좁은 사육장 내부를 계속 돌아다니는 등 ‘정형행동’을 보여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던 딸 사자는 외관상 신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형행동은 주로 사육되는 동물에게서 나타나는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지만 목적이 없는 행동으로,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보이는 이상행동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장은 “전국의 많은 분이 바람이 딸도 새 보금자리인 청주동물원에서 잘 적응해 건강하게 지내기를 바라는 만큼 정성을 다해 돌보겠다”고 말했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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