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ABC가 위험하다

이미 세계 전기차 38% 점유
현대차·기아 등 위기감 고조


세계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정체(캐즘) 국면에도 중국 전기차 업계가 막강한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기아를 비롯한 테슬라·폭스바겐 등 세계 각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점유율이 죄다 하락 중인 추세와 대비된다.

이대로라면 내연기관까지 아우른 전체 완성차 시장의 1·2위 업체가 모두 중국 기업이 되고,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성장 여력을 짓누를 것이라는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대한민국 성장동력을 책임지고 있는 A(auto·자동차), B(battery·2차전지), C(chip·반도체) 산업의 미래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5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업체 중 비야디(BYD·1위)·지리자동차(3위)·상하이자동차(5위)·창안자동차(8위) 등 중국 4개 브랜드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38.6%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3.3%포인트 올랐다. 이들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량(217만9000대)은 32.6%나 증가했다. 이에 반해 판매량 2위 테슬라(14.8%→11.1%)를 비롯해 4위 폭스바겐(7.0%→6.3%), 6위 스텔란티스(4.8%→4.0%), 7위 현대자동차·기아(4.7%→3.9%), 9위 BMW(4%→3.6%), 10위 메르세데스 벤츠(3.4%→2.9%) 등의 점유율은 줄줄이 하락 중이다. 이들 6개 업체의 점유율(31.8%)을 모두 합해도 중국 4개 업체(38.6%)에 미치지 못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대로면 향후 10년 내 내연기관까지 포함한 글로벌 완성차 1·2위 업체는 중국 기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면서 “무차별적인 정부 보조금을 기반으로 성장한 중국 전기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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