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말 9월초 회담 개최 가능성

이재명 측 “민생, 최우선 의제”
용산 “메시지 없다” 일단 신중
윤 내주 휴가복귀 뒤 결단 주목

성사되면 4개월만의 ‘2차 회담’
당시 “윤-이 종종 만나기로 해”


용산 대통령실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실상 영수회담 제안에 일단 “용산의 메시지는 없다”면서도 회담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는 기류다. 여야가 ‘도돌이표’ 탄핵 정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치 복원을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는 영수회담을 어느 한쪽이 거부하면 민생 외면의 책임을 오롯이 안고 가는 모양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8말 9초’ 회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선(先)여야 대표 회동·후(後)영수회담’ 등 회담의 형식이나 시기, 내용을 놓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일단 대통령실은 7일 이 전 대표의 제안이 전날 방송토론회에서 나온 것인 만큼, 공식제안이 아니기 때문에 반응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이날 문화일보 통화에서 “용산의 메시지는 없다”고 밝힌 배경이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야당 대표 후보’의 제안에 대통령이 답을 내놓는 것 자체가 의전과 문법에 맞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당권 연임이 확실시되긴 하지만, 현시점에 공식적인 대통령실의 답을 내놓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공식 라인을 통한 소통이 필요한 점도 신중론의 또 다른 이유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토론회에서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정진석 비서실장·홍철호 정무수석 등 대통령실 정무라인과 공식 소통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정치권에서는 회담 성사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여야가 극명하게 입장을 달리하며 ‘야당의 입법 실력 행사→대통령 재의요구권 행사→법안 재표결→폐기’를 반복하며 ‘도돌이표 정쟁 국회’를 계속 이어나갈 수는 없다는 공통된 인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용산 내부에서도 “회담 자체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회담 필요성이 있다”며 “대통령이 휴가 중이기 때문에, 휴가 복귀 이후 진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 역시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고 강조한다. 이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실제로 영수회담이 성사되면 경제·민생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회담 성사까지는 변수가 많다. 이 전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여야 대표 회동을 제안하기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한 만큼, 한 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여야 대표 회동 이후에 영수회담이 개최되거나, 윤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함께 만나는 형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민생’에 대한 양측의 생각도 달라 회담 구체 의제 조율에도 애를 먹을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영수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 협의가 민주당의 8·18 전당대회 직후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과 여당의 조율 문제,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구체적인 협상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며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물밑 논의를 거쳐 회동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손기은·김규태·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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