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신윤택(28)·차주연(여·27)부부

맞벌이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저(주연)는 중학생 시절 방과 후 ‘지역아동센터’에서 지내곤 했어요. 다른 센터와 교류 행사도 했는데, 그때 남편을 처음 만났습니다. 몇 번의 교류 만남을 더 가졌는데, 마지막 날에 남편이 무거운 짐을 들고 가던 제게 다가와 말을 걸었어요. 그때부터 남편에게 호감이 갔습니다.

SNS를 뒤져 남편 계정을 알아냈어요. 남편에게만 친구 신청을 하면 오해를 살까 봐 센터에서 만났던 모든 사람에게 했죠. 고등학교에 올라가선 남편 생일에 직접 만든 인형과 화분 케이크를 건네기도 했죠. 적극적인 구애에 남편이 결국 고백했고 연인이 됐습니다.

지난 4월엔 10년의 연애를 마치고 부부가 됐네요. 결혼을 준비하던 중에 슬픈 일도 있었어요. 남편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가 모두 돌아가셨거든요. 오랜 시간 연애하면서 항상 남편의 씩씩한 모습만 봐왔는데, 그렇게 펑펑 우는 남편 모습은 처음 봤어요. 외조부모님을 떠나보내면서 아이처럼 우는 걸 보며 남편도 겉으로는 강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여린 사람이란 걸 알겠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함께 이겨내면서 결혼에 대한 마음이 더욱 확고해졌어요.

결혼 생활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요리를 시작했습니다.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었는데, 어느 날 확인해 보니 식비가 엄청 많이 나왔더라고요. 식비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체계적으로 식단을 짜서 꾸준히 기록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최대한 저렴하게 장을 보니 2인 가족 한 달 식비가 20만 원으로도 가능하더라고요. 최근에는 제가 만든 요리를 블로그에 공유하고 있어요.

우리 부부에겐 올해 12월에 태어나는 예쁜 딸 콩떡이(태명)도 생겼는데요. 어떻게 하면 좋은 엄마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남편과 많이 고민해요. 큰 다툼 없이 10년 연애를 잘 해왔듯이, 5년 후에도 웃음 가득한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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