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손을 붙들고 있는 사진이 지난 5일 테헤란 도심에 걸려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 지난달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손을 붙들고 있는 사진이 지난 5일 테헤란 도심에 걸려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일인자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암살당한 것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피의 보복’을 공언한 이란이 역내 긴장 고조를 피할 출구를 찾고 있을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8일(현지시간) CNN은 ‘이란이 가자지구 휴전을 대가로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폐기하는 방안을 숙고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와 같은 기대가 중동 국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성급하게 내놓은 보복 위협에서 물러나려면 외교적 방패가 필요한데, 가자지구 휴전이 그 명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이란은 ‘우리 나라는 보복하는 것보다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인들의 생명을 더 신경 쓴다’고 주장할 수도 있게 된다.

이란은 자국 요청으로 전날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회의에서도 이슬람 국가들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정당성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스라엘 정권의 침략행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않는다면 이란은 합법적인 방어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여지를 뒀다. 즉각적인 ‘응징’보다는 유엔 안보리 대응을 봐가면서 행동 수위를 정할 수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이 매체는 이슬람 국가들의 명백한 지지가 없다고 이란이 보복을 단념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설 경우 경제 부문 등에서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도 보내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6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이집트와 카타르의 중재로 진행 중인 휴전 협상에 대해 "협상은 최종 단계에 도달했고 우리는 매우 매우 곧 결승선을 넘을 수 있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란의 반체제 매체인 이란 인터내셔널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에게 이스라엘 보복 공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상훈 기자
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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