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인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들을 신고한 같은 빌라 주민을 상대로 과태료를 문 주민들이 ‘공개 저격’하는 대자보를 붙여 논란이다.
부산의 한 빌라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지난 7월 한 달간 빌라의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을 휴대전화로 30회 이상 촬영해 국민신문고에 접수했다. 주차 공간이 있는데도 장애인 전용 구역에 습관적으로 주차하는 경우가 잦아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불법 주차 차주들은 A씨 신고 후 구청으로부터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고 더이상 불법주차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빌라의 엘리베이터에는 지난 1일 A씨의 신고를 비판하는 내용의 협박성 대자보가 붙었다. 불법 주차로 과태료를 먹은 주민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문에는 "요즘 악의적으로 누가 신고를 하는 것 같아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여 블박(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해보니 입주민이신 것 같더라"며 "마음 같아선 직접 가서 따지고 싶은데 저도 똑같은 사람 될까 봐 행동으로 옮기진 않겠다. 덕분에 세상이 무섭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고 적혔다.
주차 위반 과태료를 물었던 다른 주민들도 게시문에 A 씨를 함께 비판하는 글을 남기며 동조했다. 이들은 "주차 공간이 없다면 당연히 (장애인 구역에) 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빡빡하게 굴지 좀 마라." "진짜 너무함. 잘 먹고 잘살아라." 등을 주장했다.
대자보는 게시 1주일쯤 지나 제거됐지만, A 씨는 다른 주민들과 마주칠 때마다 위해를 당하지 않을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알려졌다.
A씨는 연합뉴스를 통해 "내가 정말 융통성이 없고 잘못한 건지, 위법행위를 한 그들이 잘못한 건지 궁금하다. 나의 이야기가 언론에 보도된 후 댓글을 통해 국민의 판단을 받아보고 싶다"면서 "블박 영상을 뒤져서 나를 특정하고 심지어 직접 찾아가 따지고 싶었다고 하는 걸 본 뒤 큰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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