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브레이킹 선수 마니자 탈라시가 10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경기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고 적힌 망토를 선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브레이킹 선수 마니자 탈라시가 10일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경기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고 적힌 망토를 선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선수 마니자 탈라시(21)가 대회에서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고 적힌 망토를 펼쳐 보였다가 실격 처분을 받았다.

탈라시는 10일(한국 시간)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서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18)와 맞대결을 펼쳤다. 탈라시는 경기 도중 상의를 벗고 안에 입은 옷에 쓰인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는 문구를 내보였다. 경기를 마친 뒤에도 이 문구가 쓰인 망토를 펼쳐 들었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이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에 명시된 ‘정치적 의사 표현 금지’를 위반했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대회조직위원회는 탈라시가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사르조에에게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한 것으로 두고 ‘점수 차에 의한 패배’가 아닌 ‘실격 처분(DSQ)’으로 바꿨다. 탈라시의 점수도 ‘0점’으로 표기했다.

IOC 헌장 50조는 ‘올림픽 현장에서는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조처다. IOC는 해당 규정을 위반할 경우 국가올림픽위원회, 국제 연맹 및 IOC가 해당 안건을 평가한 뒤 필요에 따라 사안별로 징계 조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탈라시는 탈락 사유와 관계 없이 자신의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탈라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란 탈라시는 인터넷을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접했다. 그러나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여성들의 스포츠 및 대외 활동을 막았고, 여성 브레이크 댄서로 활동하던 탈라시는 살해 위협까지 받았다. 탈라시는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해 파키스탄을 거쳐 스페인에 정착해 살고 있다.

김린아 기자
김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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