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진상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선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왼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14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독립기념관에서 독립기념관장 임명 진상 규명을 위한 현장 조사에 나선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인 김용만(왼쪽)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무위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백동현 기자


■ 김시명 순국선열유족회 명예회장

“광복회·정치권이 정쟁화
국민통합행사를 분열시켜
순국선열 위상격하가 문제”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대한민국순국선열유족회 회장을 지낸 김시명(76·사진) 순국선열유족회 명예회장은 제79회 8·15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독립기념관장 자격 문제가 정쟁으로 비화됐다”면서 “광복회와 일부 정치인들이 국민통합의 한마당이 돼야 할 광복절 경축식 행사조차 불참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명분이 없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논란에 대해 “독립운동 역사에 대해 조예가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면서도 “광복회와 정치권이 이를 정쟁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명예회장은 “순국선열유족회 회원은 정부 주관 광복절 경축식 중앙행사에 참석할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순국선열유족회의 김 명예회장과 이동일 회장은 독립운동가 후손 20여 명과 함께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주최한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행사에도 참석했다. 순국선열은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전에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자발적으로 독립투쟁을 하다가 전사·옥사·병사 등 순국하신 분들을 뜻하며, 순국선열유족회는 순국선열 유족들로 구성된 사단법인이다.

김 명예회장은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 국내의 순국선열에 대한 예우가 낮은 데서 비롯됐다고 봤다. 김 명예회장은 “외국에서는 순국선열을 훨씬 높은 예우로 대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순국선열 위패실도 갖추지 못할 정도로 푸대접을 받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독립기념관장 문제는 지엽적인 것”이라며 “해방 후 애국지사들로 이뤄진 광복회가 세력을 차지하면서 국민 전체가 존경해야 할 순국선열 위상을 격하시켜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각종 보훈 현안을 정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김 명예회장은 “1965년 애국지사 위주로 광복회가 결성되면서 애국지사들이 독립유공자 예우법을 보훈기본법과 상치하게 만들어서 순국선열의 공을 살아 돌아온 애국지사들이 몽땅 차지한 것이 현실”이라며 “실제 순국선열유족회는 1939년 상하이(上海) 임시정부 당시에 결성돼 해방 후 1960년 보훈단체 1호로 허가된 단체이며 1960년 당시에 애국지사라는 보훈 개념은 아예 없었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의 증조부는 김필락 선생이다. 김필락 선생은 경북 안동 길안면에서 3·1 만세운동을 주도했고, 조부인 김병덕 선생은 만세운동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 끝에 순국했다. 김 명예회장은 그동안 나라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다 목숨을 잃은 순국선열에 대한 정부의 홀대를 지적하며 순국선열의 희생과 공훈 정도에 상응하는 국가적 예우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꾸준히 해왔다. 김 명예회장은 2014년부터 순국선열유족회 회장을 연임했으며, 독립운동의 중심 역할을 한 ‘만주 서간도 독립운동’ 역사를 깊이 연구해왔다. 또 신흥무관학교와 백서농장을 개설해 수천 명의 독립군을 길러낸 일송 김동삼(2등급 대통령장), 석주 이상룡(3등급 독립장) 선생의 서훈 등급 재평가도 추진해왔다.

정충신 선임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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