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식 통일연구원장, 前 통일부 차관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79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자유민주주의 통일 독트린을 천명했다. 통일 과업은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제일의 국가 목표다. 그러나 분단이 오래되면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있다. 더구나 북한의 지도자는 지난해 말부터 남북한은 동족이 아니며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라고 주장하며 평화통일을 거부한다. 남북관계가 나라와 나라 간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라는 합의와 상식을 전복하려 한다. 우리 내부에서도 북한의 민족 분열주의와 반통일 책동에 영합하며 동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러한 엄중한 민족사적 위기와 도전에 맞서 ‘2024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 원년’을 선포했다.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통일 책무가 있다.

한민족은 격동의 현대사 150년을 살아오면서 개인의 자유와 국가의 자주독립, 그리고 민주공화국 건립을 위해 투쟁했다. 우리는 1945년 해방을 맞고 광복을 이룩했으나 남북분단으로 인해 한민족의 꿈은 미완이 되고 말았다. 지금 우리는 8000만 한민족 모두가 자유와 인권, 보편 가치를 보장받고 번영하는 통일 민주공화국을 건설해 완전한 광복을 이룩하고자 한다. 한민족은 통일로써 완전한 자유와 평화를 확보하고 민족적 존엄과 번영을 실현할 것이다.

윤 대통령의 통일 독트린에서 가장 중요한 테마는 ‘자유’이다. 왜 우리는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추구하는가. 남북한 현실이 그 답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분단 이후 남북한은 통일을 목표로 두고 치열한 체제경쟁을 해왔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봐도 남북한은 체제경쟁의 실험실이었다. 남북한은 해방 당시 사람도 경제·사회·문화적 환경도 같았으나, 다른 체제를 선택했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친서방 노선을 채택했다. 제2차 대전 후 신생국 중 거의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를 선택했고 그 결과 유일하게 선진국이 됐다. 우리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성공의 슈퍼스타, 모든 나라에 감동을 주는 선진 강국이다. 반면, 사회주의를 택한 북한은 인민에게 기초식품도 제공하지 못하는 세계 최빈국이자 최악의 인권국가이다.

2차대전 후 150여 신생국은 대개가 사회주의와 반서방 노선을 채택했다. 제국주의가 해체되는 혼란과 사람들의 불만을 틈타 사회주의자들은 국가가 경제를 모두 관리하며 인민생활을 책임지겠다고 선전 선동했다. 이렇게 하는 게 인간의 자유 발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유혹했다. 사람들은 거짓 선전에 속아 사회주의를 지지했으나 그러한 정치가 곧 구성원 전체를 완벽하게 통제하는 전체주의로 갈 것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모든 자유를 상실하고 인간의 존엄성까지 파괴됐다. 현대사의 경험은 통일된 우리나라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여야 함을 가리킨다.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자유민주주의 방식에 따라야 한다. 우리에게 통일은 민족자결권에 속한 사항이며, 민족자결권은 한민족 구성원 모두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실현된다. 우리의 통일은 개인이 어떠한 구속도 없이 자유선택권을 행사하는 민주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평화가 보장된다. 독일이 그렇게 통일했다. 한편 우리의 단합된 자유민주 체제는 핵무기를 사용해 영토 편입을 추구하는 북한의 무력 노선을 힘으로 저지할 것이다.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前 통일부 차관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前 통일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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