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가 19일 ‘2기 체제’의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앞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성장을 회복하는 데 앞장서겠다. 국민의 삶에 보탬이 되는 정책이라면 모든 것을 열어두고 정부·여당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 폭주를 막는 것과 함께 민생을 챙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도 했다. 행정부 견제가 야당의 역할이다. 그러나 첨예한 정치적 대치로 인해 국정 마비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예산심의와 민생 법안 처리는 물론 국가 개혁 과제 실현의 열쇠를 쥔 원내 1당의 대표가 ‘성장’ ‘협치’를 언급한 것은 일단 바람직한 변화로 보인다. 단독 170석, 야권 192석의 거야 국회 권력을 좌우할 이 대표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다.
이 대표는 전날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을 통해 “더 유능한 민생 정당이 되어야 한다”면서 “멈춰 선 성장을 회복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경기 침체기인 지금이 바로 국가가 투자할 때”라면서 재생에너지 집중 투자, 에너지 고속도로를 다시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해선 의제를 일임한 영수회담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겐 해병대원 특검법과 함께 “극한적 대결 정치 종식이 필요하다”면서 지구당 부활을 의제로 양자회담을 제안했다. 민주당은 22대 국회 두 달여 동안 특검법·탄핵소추안 처리에 당력을 쏟았을 뿐, 여야 합의로 처리한 민생 법안은 전무하다. ‘단독 처리-거부권 행사-폐기’ 악순환의 시발이 거야의 힘자랑과 한풀이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사사건건 정부 발목 잡기와 입법 폭주가 재연된다면 1기 때와 같은 ‘도로 민주당’이다. 양자회담 제안에 한 대표가 “환영한다”고 긍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는 이 대표가 강조해온 ‘먹사니즘’이 허언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치 정국 해소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 대표는 민주당 사상 최고 득표율(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최고위원 5명도 친명계 일색이다. 득표율은 높은데 투표율이 낮은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당내 민주주의 실종과 방탄 정당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졌다. 바람직한 수권 정당으로 변모시킬 책무가 이 대표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