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일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 의견 수렴 결과 태극기 국가상징광장(왼쪽), 미디어 전시 디자인(오른쪽) 등 다양한 시민 제안 디자인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청 제공
서울시는 20일 광화문 국가상징공간 조성 의견 수렴 결과 태극기 국가상징광장(왼쪽), 미디어 전시 디자인(오른쪽) 등 다양한 시민 제안 디자인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서울시청 제공


광화문 국가상징 내달 설계공모
서울시 홈피서 한달간 의견수렴
522건 시민의견 중 찬성 59%
吳 “태극기로 한정하지 않을것”


서울시의 시민 의견 수렴 결과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찬성하는 의견이 약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합한 국가상징물로는 태극기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서울시는 태극기 조형물로 한정하지 않고 설계공모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다음 달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국제 설계공모에 착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지난 7월 1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 의견을 받은 결과 총 522건의 시민 제안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가운데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9%(308건)였다. 반대 40%(210건), 기타 1%(4건) 등으로 집계됐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적합한 상징물로는 태극기가 215건(41%)으로 가장 많았다. 무궁화가 11건이었고, 나라 문장과 국새 각 2건, 애국가 1건, 복합조형물은 14건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디자인 다양성과 최첨단 기술 접목 등 3가지 기준을 갖고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징공간의 의미는 전 세계 6·25 참전장병의 희생을 기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50년, 아마 한국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와 준 청년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했겠느냐”며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번영이 꽃피울 수 있던 바탕에는 전 세계에서 도와주러 온 분들의 헌신이 있었던 만큼, 이들의 희생을 주제로 상징물을 만든다는 게 추진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상징물 중에는 태극기가 들어갈 수도 아닐 수도 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번 의견수렴에서 40%가 반대한 데 대해서는 “요즘처럼 정치적 양극화가 심한 시대에 40%가 높은 비중인지는 의문”이라며 “당초 높은 태극기 게양대 이미지로 생긴 의견의 흐름 같고, 충분히 설명하면 오해는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결과를 놓고 전문가 자문과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에 설계 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12월에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내년 5월 착공, 내년 9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특히 국가상징공간 조성이 끝날 때까지 시민, 전문가, 관련 기관 등의 목소리를 계속 경청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도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 기존 국가상징물로 광장의 역사성은 충분하므로 현 상태 유지를 희망한다’ ‘정책 및 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등 반대 의견까지 소개하며 소통에 무게를 뒀다. 오 시장은 “태극기가 상징물로서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지만, 매우 유연하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겠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위해 국가건축정책위원회,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과도 협력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화문광장이 아직 정부와 국건위의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에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정부 계획에 포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훈·이정민 기자
김성훈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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