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

연금개혁 동력이 다시 붙기 시작했다. 정부는 9월 초 연금 구조개혁안을 발표하겠다고 한다. 주요 내용은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개인연금을 포함한 구조 개혁 방안이다. 연금의 지속가능성과 세대 간 공평성에 주안점을 두고 기금 소진 연도를 30년 이상 늦추는 보험료율 인상과 함께 자동안정화 장치 및 세대별 차등보험료율 적용을 검토하는 것으로 예상된다.

연금 구조개혁은 정책의 목표 및 개혁의 본질적 방향성과 일치해야 한다. 연금정책의 목표는 전 세대에 걸쳐 안정적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개혁 과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급여 대비 불균형한 낮은 보험료율 때문에 미래 세대가 급여를 초과하는 30∼40% 보험료율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미래에도 안정적인 부담 수준으로 유지되는 지속가능한 연금개혁이 필요하다. 둘째, 노인빈곤에 처한 연금 취약집단이 아직도 30%대에 이르므로 노인빈곤을 실질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개혁을 해야 한다. 셋째, 연금급여 수준이 기존 생활 수준을 유지할 만큼 충분치 않으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개혁해야 한다.

개혁 과제를 충족할 수 있는 해법은 세대 간 공평성과 부담 역량이라는 제약 조건이 있는 만큼 제한적이다.

첫째, 미래 세대로 부담을 넘기지 않기 위해서는 급여와 부담을 일치시키는 개혁이 필요하다. 40% 급여의 균형보험료율은 19.8%로 매우 높은데, 다행히 우리는 연금기금이 이미 소진된 선진국과 달리, 적립기금 운용 수익을 보험료율 인상과 결합해 연금재정으로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우리는 울트라 고령화 국가이므로 적립기금을 계속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4차 국민연금재정계산에서는 보험료율 15%로 2093년에도 지속할 수 있는 정책 조합안을 도출한 바 있다. 균형보험료율에 이른 다음 자동 안정화 장치를 채용하게 되면, 수명 연장과 물가상승률 등에 따라 미세 조정을 통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

둘째, 연금 취약집단에 대한 개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모든 국민을 국민연금에 당연히 가입하게 하는 한편, 연금 크레디트 확대, 저소득 가입자 보험료 지원으로 짧은 가입 기간을 보완해 실질적 연금급여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두 번째는 노인빈곤에 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기초연금을 통한 개혁이다. 기초연금을 현행 정액연금에서 취약층을 더 두텁게 보장하는 차등연금으로 개혁하고, 국민연금이 성숙해 평균 급여 수준이 높아지면 기초연금을 최저소득보장연금으로 개혁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국민연금은 소득비례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이 적절하다.

셋째, 연금급여 적정성 보장을 위한 개혁 과제는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을 실질적으로 연금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개혁하는 것이다. 생활자금 필요성을 인정하되, 퇴직금 적립금 8.3% 중 적어도 4% 이상은 퇴직연금으로 노령기에 연금 수준을 보충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개인·농지·주택 연금 등을 준비할 수 있도록 촉진한다.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 지나가고 있다. 우선은 현행 9%인 보험료율을 단박에 2%p 인상하고, 구조개혁 논의를 찬찬히 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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