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시범 사업 중인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고(高)임금이 논란이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입국한 이들에게 최저임금(시급 9860원)이 적용되면 월급 238만 원 수준으로, 가계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30대 가구 중위소득(월 509만 원)의 거의 절반이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일부 고소득 계층만 고용이 가능할 뿐, 정작 지원이 시급한 맞벌이 부부와 서민층엔 ‘남의 일’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만·홍콩·싱가포르 등처럼 최저임금 구분 등 별도 임금을 적용하자는 요구가 쏟아진다.

야당과 노동계는 극력 반대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22일 “최저임금 차등 적용은 인간에 대한 차별”이라며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더 낮추고 결과적으로 전체 노동자 임금이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최근 성명에서 “최저임금과 노동법을 적용하지 않는 비공식 돌봄 일자리”라고 비판했다. 실제 외국인력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엔 어려움이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한국이 선진국 수준으로 도약한 마당에 인권·국가 차별 문제 등이 거론되는 것은 국격에 맞지 않는다. 오죽하면 정부 일각에서 ‘개인 간 계약’으로 최저임금을 우회하는 방안까지 모색하겠는가. 비자 제도나 외국인 취업 제한 등을 개선해 국내에 체류하는 유학생과 외국인 근로자의 배우자 등 인력이라도 활용하자는 고육책이다. 야당과 노동계는 이마저도 ‘비공식 일자리’ 운운하며 반대한다.

육아 등 가사와 고령층 부양·간병은 전 국민이 큰 부담과 고통을 호소한다. 일상에서 직면하는 민생 문제다. 높은 비용에 인력난으로 육아 지옥·간병 지옥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고임금을 해결 못 하면 해외 인력을 도입해봐야 소용 없다. 야당과 노동계는 입으론 민생을 외치면서 이래도 반대, 저래도 반대한다. 실질적 대안이 있기는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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