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 전국의 해안가는 사람들로 붐빈다. 옛날에는 없던 해수욕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모래사장이 있는 곳이라면 사람들이 모여들어 수영을 즐기며 논다. 서해에서는 대천해수욕장이 가장 대표적이고, 지금은 보령머드축제로 유명하다.

대천해수욕장은 원래 ‘대천에 있는 해수욕장’이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이름이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보령과 남포 두 고을 지역을 합해 보령군으로 만들었는데, 그중에 대천면이 있었다. 보령군청이 들어서고 장항선의 대천역이 설치되면서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1963년에 대천읍이 됐고, 1986년에는 대천시로 승격되면서 보령군에서 분리되었다. 1990년대 들어 전국적으로 도농통합시의 물결이 일면서, 대천시와 보령군도 합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던 이름의 보령시로 통합되었다. 그러면 대천이란 이름은 무슨 뜻인가?

대천역 부근에 한내라는 마을이 있었고, 이곳에 3·8일의 한내장이 들어서면서 성장의 씨앗이 됐다. 한내는 ‘큰 내’라는 의미로, 보령 지역에서 가장 큰 하천의 이름이자 그곳에 들어선 마을의 이름이었다. ‘대동지지’를 비롯한 문헌에는 한자로 大(큰 대)와 川(내 천)의 뜻을 빌려 大川이라 표기했다. 이 한자 지명이 대천면, 대천역, 대천항의 이름으로 채택되었고, 이 지역 해안가의 넓은 백사장이 대천해수욕장이란 이름으로 탄생한 것이다.

한내란 우리말 지명은 전국적으로 흔했다. 고을이나 어느 지역에서 가장 큰 하천의 이름을 습관적으로 한내라 불렀기 때문이다. 필자가 사는 개봉동 인근 금천구 지역의 안양천도 이곳에서 가장 큰 하천이어서 한내라 불렸다. 금천 영역이었던 금천구와 광명시에는 한내근린공원이나 한내로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되살아났다. 한자로 漢(한나라 한)의 소리와 川(내 천)의 뜻을 빌려 漢川이라 표기한 고을도 있다. 고향이나 현재 거주지 부근에 한자 지명 대천이나 한천, 우리말 지명 한내가 있는지 살펴보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국립중앙도서관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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