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의 절반에 달하는 인원이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였다는 조사 결과가 27일 나왔다. 울분은 정신건강의 지표인 우울과 자살 생각에도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 중에는 특히 30대가 높은 수준의 울분을 겪고 있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지난 6월 12∼14일 만 18세 이상 전국 남녀 10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인의 울분과 사회·심리적 웰빙 관리 방안을 위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9.2%는 장기적인 울분 상태에 놓여있고 응답자 중 9.3%는 울분의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울분을 ‘부당하고, 모욕적이고, 신념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경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라고 정의했다. 울분 수준은 1.6점 미만(이상 없음), 1.6점 이상∼2.5점 미만(중간 수준), 2.5점 이상(심각 수준) 등 3개 구간으로 나눴고, 1.6점 이상은 중간 수준 이상의 울분 속에 있거나 그런 감정이 계속되는 ‘장기적 울분 상태’로 규정했다.
연구진이 연령에 따른 울분 점수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심각한 수준의 울분을 겪는 비율은 30대가 13.9%로 가장 높았으며 만 60세 이상(3.1%)에서 가장 낮았다. 30대는 울분의 ‘이상 없음’ 비율(45.7%)도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울분은 중요 정신건강 지표인 자살 생각과 우울에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나”는 질문에 울분이 ‘심각 수준’인 응답자 중 60.0%가 “있다”고 응답한 반면, ‘이상 없음’ 응답자는 9.0% 수준으로 서로 큰 차이를 보였다. 울분 수준에 따른 우울의 경우 울분의 ‘심각 수준’ 응답자 중 75.8%가 중간 이상의 우울을 겪은 반면, ‘이상 없음’의 응답자는 9.0% 만이 중간 이상의 우울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관계자는 “조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정신건강 보호와 증진을 위해 구성원의 울분 감정을 간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정신건강 영역에서 우울과 불안 등 기존 지표에 더해 울분의 경우처럼 현실적인 정서 상태들을 함께 다루는 노력을 고려할 수 있다”고 평했다.
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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