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집행액 전체의 62.3%
경남 71%·전북 70% 최고치
인천 이자수익 전년비 8억 뚝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만 초래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전국종합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경기부양을 위해 올 상반기 정부가 정한 목표치보다 많은 예산을 조기 집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방세 수입 감소와 갈수록 늘어나는 복지 지출로 가뜩이나 어려운 지방재정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행정안전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대구시를 뺀 전국 16개 시·도가 올 상반기(1∼6월) 조기 집행한 예산은 136조8240억 원이다. 이는 공무원 임금 등 회계연도마다 반복해 지출되는 경상비를 제외한 전체 예산의 62.3%를 차지한다. 앞서 행안부는 고금리·고물가로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올해 1월 전국 지자체에 재정을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했다. 지자체가 올해 발주할 예정인 공사·용역·물품 등에 지급해야 하는 대금을 ‘신속집행’ 예산으로 분류해 집행상황을 수시로 점검했다. 행안부가 집계한 지자체의 신속집행 예산은 총 283조 원으로 이 중 170조 원(60%)을 상반기에 집행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집행 실적을 비공개한 대구시를 제외한 광역 지자체의 예산 집행률은 목표치를 상회한다. 여기에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의 예산 집행액을 포함하면 정부 목표액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자체별로는 경남도와 전북도가 각각 71.4%와 70.3%로 예산 집행률이 가장 높았고 서울·세종·강원·충남을 제외한 나머지 광역 지자체의 예산 집행률 모두 정부 목표치를 앞섰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지방재정을 ‘신속집행’했지만, 평균 집행률은 58.8%로 올해보다 낮았다. 올 4월에 치러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의식한 재정지출이 그만큼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인천시 사례로 지자체 예산 집행 내역을 보면 분기별 반복해 지급되던 민간단체 사업 보조금과 위탁금 등은 상반기에 모두 100% 지급됐다. 인천시는 또 상반기에만 15건의 관급공사와 59건의 용역사업을 발주하면서 보증서와 사업계획서만으로 준공 전 선금을 지급했다. 이 가운데 용역사업 1건은 업체가 임의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인천시의 올해 본예산은 전년 대비 8.1% 늘어난 15조 원 규모지만 은행에 예탁한 예산의 이자 수익은 53억 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8억 원가량 줄었다. 예산을 조기 집행한 탓이다. 이는 인천시만의 문제도 아니다. 다른 지자체 역시 예산의 조기 집행으로 행정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재정운영의 불균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조기 집행으로 지역경제가 나아졌다는 경제지표도 찾기 힘들다.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소매판매가 지난해보다 2.9% 줄었고, 내수는 전국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을 편다고 소비자와 기업의 경제활동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면서 “예산집행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휘둘리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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