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국내 산업에서 인력이 부족한 경우 외국인 근로자 도입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현재 인력 부족에 직면한 업종에는 가사관리사 및 간병 서비스가 포함된다. 서울시가 최근 필리핀 가사관리사 도입 제도를 마련함에 따라 9월에 100명의 외국인 가사 도우미가 돌봄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도 내년 상반기까지 가사관리사 1200명을 배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입 취지는 양육 가정의 가사 관리 및 돌봄 비용을 줄여 출생률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 가사관리사가 국내 가사관리사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홍콩·싱가포르·대만의 사례를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2023년 기준 중위소득의 61%이다. 쉽게 말하면, 근로자 소득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쯤인 근로자 가구가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할 경우 가구소득의 61%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부부가 맞벌이를 한다면 가구 전체 소득의 31%가량을 내야 한다. 이는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대다수 근로 가구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필리핀 가사관리사를 고용할 경우, 고용주는 국적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제111호 협약[차별(고용과 직업)에 관한 협약],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 제6조(차별적 처우의 금지)에 따라 필리핀 근로자와 국내 근로자의 임금을 같이 지급해야 한다. 만약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최저임금보다 낮은 임금을 허용한다면 국내 가사관리사를 쓰는 고용주는 상대적으로 금전적 손해를 보게 된다. 그리고 최저임금 이하로 국내 가사관리사를 고용하는 고용주는 법적 처벌을 받지만, 필리핀 가사관리사 고용주에게는 예외가 인정된다. 따라서 특혜 시비가 계속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ILO 권고사항과 충돌하고 국적에 따른 차별의 불가피성을 정당화하더라도 국제적인 비판을 불러올 우려가 있다.
더 많은 국민이 가사관리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상황에 따라 최저임금을 탄력적으로 적용해 전반적인 가사 관리 및 아동 돌봄 비용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처럼 업종별 임금 수준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정치권·노조·정부가 약자를 돕는다는 명분을 앞세워 최저임금을 높인 것은, 결과적으로 근로자 가구의 복지를 정부 재정이 아닌 한계상황에 몰린 영세한 사용자에 떠넘기는 것과 다름없다.
균형임금보다 높은 최저임금 때문에 구조적 실업이 있는 업종에서 최저임금을 낮추면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 이것은 노동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회를 확대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의 경우, 낮은 임금이라도 고용 기회를 확보하는 것이 실업 상태로 있는 것보다 바람직할 수 있다. 낮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라도 가구 전체적으로 생계비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정부가 사회복지 지출로, 인간다운 삶을 위해 소득을 보전해 주면 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실업과 그에 따른 복지 지출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이더라도 고용을 유지하도록 하되, 부족한 소득을 정부가 보충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인 업종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