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부 예산안 규모는 677조4000억 원으로, 올해 대비 3.2% 늘어난다. 2년 연속 소폭 증가에 그쳐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문재인 정부 5년간 예산이 평균 8.7%씩 늘어나 국가채무가 660조 원에서 970조 원으로 치솟은 것과 대비된다. 27일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된 예산안에 따르면, 소상공인 지원 등 민생과 함께 약자 복지가 강조되면서 보건·복지·고용 예산으로 전년 대비 4.8% 늘어난 249조 원이 편성됐다. 지난해 대폭 삭감됐던 연구·개발(R&D) 예산도 11.8% 늘어나 30조 원 수준으로 복원됐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25조5000억 원에 그쳐 유일하게 3.6% 줄어들었다.

윤석열 정부가 3년 연속 기존 재정 지출을 20조 원 넘게 깎은 것은 평가받을 대목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와 함께 기업 실적 회복에 국세 수입이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48.3%로 묶었다. 하지만 지금도 부담스러운 1277조 원의 나랏빚을 생각하면 추가 세수 확보 방안은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무엇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걱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재표결을 밀어붙이는 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이 강행될 경우 13조 원의 추가 예산이 들어간다. 여야 지역구 의원들의 선심성 등쌀에 SOC 예산 삭감 기조가 유지될지도 의문이다.

국회는 예산안 심의에 앞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부터 개정해 지출 구조조정에 힘을 보태야 한다. 내국세의 20.79%를 자동 배정하는 이 교부금은 76조 원에 이르고, 학생 수 급감으로 기금으로 쌓인 돈만 22조 원에 달한다.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감들은 기득권을 내세워 결사 반대한다. 하지만 이런 큰 덩어리의 비효율적 예산을 수술해야만 지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유독 한국에만 없는 재정준칙 입법화도 서둘러야 한다. 재정적자를 GDP의 3% 이내로 묶어야 나랏빚 폭발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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