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hy - 기록적 무더위에 ‘초록 하천’ 급증
수온·일사량 등 복합요인 작용
대청·보령·용담댐 등 조류경보
보 개방 여부와는 별 관련 없어
수자원공사, 조류차단막 설치
물순환설비 등 활용 대응주력
올여름 기록적인 무더위는 땅에 열대야·폭염을 일으켰지만, 강과 하천에도 녹조를 불러왔다. 7월 말 장마 종료 이후 연이은 폭염으로 녹조가 발생하기 시작해 8월 4주차 기준으로 녹조 원인인 유해 남조류의 세포 수를 기준으로 발령하는 조류경보제가 2개 댐(대청·보령)에는 ‘경계’ 단계, 2개 댐(용담·팔당)에 ‘관심’ 단계가 내려졌다. 무더위는 가시고 있지만, 장마 이후 폭염과 함께 찾아온 녹조 영향이 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녹조 원인과 보 개방 영향은 = 녹조는 수온과 일사량, 수심별 온도 차에 따른 층 분리 등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자연계 순환 현상으로, 매년 여름에서 가을 사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는 최근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녹조 발생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다수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한국은 폭염이 장기화하고 태풍 등 큰비가 없어서 평년 2∼3개던 녹조 발생 댐이 5개로 늘었다.
녹조는 방치 축분(비점오염원)과 오·폐수(점오염원) 등 오염원의 유입이 직접적인 원인이다. 오염원이 강과 하천에서 자연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녹조가 되는데 주요 요인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고 하나만 부족해도 녹조 발생이 억제된다. 환경 당국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라 높은 강우량과 폭염 등 영향으로 녹조 발생에 더욱 유리한 조건이 갖춰졌다고 보고 있다. 특히 그동안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던 소양강댐·용담댐·보령댐에 녹조가 발생하며 관계 당국의 긴장도 커지고 있다.
녹조 형성과 관련 보 개방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보를 개방하지 않고 막고 있어 녹조가 형성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보의 개방 여부는 녹조의 생성 자체를 결정하는 요인이 아니며 주원인은 수계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다. 8월 중순 기준으로 보 수문을 개방하고 있는 금강 수계에서 녹조가 다량 발생되고 있으며, 보 수문을 개방하고 있지 않은 남한강 수계에서는 녹조가 발생되지 않고 있다.
결국 하천 흐름을 막지 않더라도 오염물질이 많은 하천의 경우 녹조가 발생하고 하천 흐름을 막더라도 오염물질이 적은 하천에서는 녹조가 발생하지 않는다. 일부 정치·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댐·보 운용과 녹조 발생을 연결시키는 경우가 잦았지만,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녹조 대응과 댐·보 운용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후변화 속 녹조 대응 방법은 = 수온과 일사량 등 녹조의 자연적 요인의 원인이 되는 기후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한국의 평균기온은 13.7도로 관측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극한 더위와 함께 수온도 큰 폭으로 올랐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는 오염물질의 유입을 증가시키고 기온 상승은 녹조 발생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한다. 매년 녹조가 더 잘 형성되는 기상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관계 당국 또한 빠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 당국은 녹조 발생 원인인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댐·보 유역 오염원 점검과 관리를 통한 사전 예방활동, 녹조 발생 시 확산·집적 방지를 위한 활동을 펴고 있다고 밝혔다. 녹조 원인이 오염원인 만큼 사전에 상수원 지역의 오염물질 유입을 막기 위한 감시 작업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또한 녹조 형성 후에는 조류차단막을 활용해 확산을 막고 물순환설비를 통해 제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연계 순환 현상인 만큼 다른 국가들 또한 한국과 비슷하게 수질 모니터링 및 접근금지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정부는 녹조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가짜뉴스를 경계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측은 “남조류 중 일부(유해 남조류)는 독소를 함유하고 있으나 상수원에서는 조류차단막 설치·물순환설비 가동 및 수질이 안정적인 수층대에서의 선택적 취수 등으로 녹조 유입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정수처리를 통해 안전한 먹는 물을 공급하고 있어 국민의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공사 측은 “정부조사 결과 공기 중 조류독소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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