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유로 억제됐던 전기요금 인상이 곧 추진될 전망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26일 “폭염 기간이 지나고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면서 “웬만큼 정상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상당한 수준의 인상을 시사한 것이다. 물가상승률도 2%대를 유지하는 만큼 전기료를 현실화할 적기다.

과도한 전기요금 억제에 따른 여파가 심각하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다섯째로 낮다. 이렇듯 전력을 싸게 공급하는 탓에 한국전력은 빚더미다. 그동안 전기료 소폭 인상으로 지난해 3분기부터는 흑자를 내고 있지만, 누적 부채가 올 6월 기준 203조 원이나 돼 이자 지급액만 연간 4조 원이다. 연말까지 만기도래하는 10조3000억 원의 채권을 상환하려면 다시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빚으로 빚을 갚는 악순환이다.

AI 시대에 대규모 전력 확보는 필수다. 충분한 전력 생산과 함께 과소비를 해소할 절전 역시 시급한 과제다. 한전은 원가보다 낮은 요금 탓에 이자 갚기도 역부족으로, 송배전망 건설·노후설비 교체 등 기본 투자조차 손을 못 대는 실정이다. 이제껏 정부는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요금 정상화를 미루다가 불가피하면 찔끔 올리며 미봉해왔다. 이번에는 솔직하게 진상을 알려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해 정치권의 반대를 극복하고 제대로 현실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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