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전성주(31)·강유빈(여·30) 부부
저(성주)는 차 트렁크에 안개꽃을 수북하게 쌓아두고 아내에게 프러포즈했어요. 아내가 울면서 청혼을 받아준 것까진 좋았는데, 뒤처리가 문제였죠. 혼자 끙끙 대면서 차를 정리하는데, 하필 지나가던 장인어른과 딱 마주친 거예요. 장인어른께선 “이런 걸 뭐하러 해서 고생을 사서 하냐?”라고 하시면서도 같이 정리를 도와주셨어요. 그만큼 결혼을 하기 전부터 저와 아내는 서로의 집안 어른들과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고 있었답니다.
연애하다가 아내 친할머니께서 영면하셔서 상갓집을 지킨 경험이 있습니다. 첫날에는 친척분들을 몰라 어색하게 앉아 있었는데, 둘째 날부터 장인어른께서 저를 데리고 장례식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친척뿐 아니라 친구분들께까지 ‘딸의 남자친구’라며 소개해주시더라고요. 장례식이 마무리될 때쯤, 온 집안의 공식적인 사위가 됐습니다. 아내도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요. 하루는 아내가 저희 할아버지 댁에 함께 놀러 갔는데, 할아버지께서 제 어릴 적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남자가 네 남자다 싶으면 확 잡아버려!”라고 조언까지 해주셨습니다. 아내는 할아버지의 그 한 마디에 이 남자와 결혼해야겠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고 합니다.
저희는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저는 무엇보다 아내의 넘치는 배려심에 마음을 뺏겼어요. 제가 만화 ‘슬램덩크’의 팬이라 데이트 날 극장에서 개봉한 슬램덩크 영화판을 보러 가자고 했거든요. 아내는 슬램덩크가 무엇인지조차 몰랐지만, 저와 함께 즐기려고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슬램덩크의 내용, 팬들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 등을 공부해 왔어요.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너무 감사했습니다. 지난 1월 결혼하고 나서는, 함께 가정을 이루어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 하나씩 배워가고 있어요. 사실 전 눈물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 아내가 아파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게 사랑인가 싶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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