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7월 산업활동동향’

자동차·반도체 생산 전월보다 14%·8% ↓
소비 한달만에 꺾이며 두달만에 마이너스로

10개월째 ‘수출 플러스’에도
고금리·고물가 ‘내수부진’ 탓
정부는 “6월 기저효과 영향”


한국경제의 활력을 가늠하는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서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 부문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30일 나타났다. 재화소비의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2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장기화한 고금리 기조의 여파로 부진한 내수 상황도 담겼다. 다행히 또 다른 내수지표인 설비투자는 운송부문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최근 발표한 추석 민생안정대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경기 회복세 확산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 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7(2020년=100)로,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이로써 지난 4월 1.4% 증가했던 전산업 생산은 5월(-0.8%)과 6월(-0.1%)에 이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3개월 연속 감소는 2022년 8∼10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3.6% 줄었다. 2022년 12월(-3.7%) 이후 19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건설업(-1.7%)은 3개월 연속 내림세고, 제조업은 반도체와 자동차가 모두 축소되면서 3.8% 줄었다. 특히 자동차(-14.4%)가 2020년 5월(-24%)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현대모비스 협력업체 등의 파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는 전월보다 8.0% 빠졌다. 이는 6월 반도체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인공지능(AI)과 정보기술(IT) 업황은 견조하다고 통계청은 이날 설명했다.

소매판매는 1.9% 감소했다. 4월(-0.6%)과 5월(-0.2%) 감소했다가 6월(1.0%) 증가로 전환했던 소매판매는 1개월 만에 꺾이면서 들쭉날쭉한 흐름이 이어졌다.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1.6%), 승용차를 비롯한 내구재(-2.3%), 오락·취미·경기용품 등 준내구재(-2.1%) 모두 판매가 줄었다. 3개 재화의 동반 하락은 2023년 7월 이후 1년 만이다.

설비투자는 10.1% 늘면서 2개월째 증가했다. 운송장비 투자가 50.5% 급증하면서 전체 투자 증가를 이끌었다.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4로 전월보다 0.6포인트 하락하면서 5개월째 마이너스를 달렸다.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100.6)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분간 전산업 생산·소매판매·설비투자 등 주요 지표들의 엇갈린 흐름이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회복세가 커지면서 수출은 10개월 연속 ‘플러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내수부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숙박쿠폰 50만 장 배포 등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전세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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