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던 서울 성북구 안암오거리 주위에 가로정원이 조성돼 구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성북구청 제공
쓰레기 무단 투기 등으로 몸살을 앓던 서울 성북구 안암오거리 주위에 가로정원이 조성돼 구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성북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성북구, 기후위기 대응 위해 정원 꾸미기 박차

고가도로·지하철 교각 하부공간
소나무 등 5가지 콘셉트로 변신
230m 맨발 황톳길도 연내 완공

개운산 무장애 숲길·책쉼터 신설
우이천 수변 정원으로 가꿀 계획


서울 성북구가 기후 위기 시대 대응을 위해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 증가를 막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 중립 정원 조성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탄소 중립 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디서나 가볼 수 있는 공원과 녹지, 가로변 유휴공간, 학교 및 공공시설과 같은 다중이용시설 등에 정원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3일 성북구에 따르면 탄소 중립 정원 프로젝트 추진에 따라 관내 곳곳에 141개소의 정원이 조성됐고 70개소의 추가 정원이 현재 조성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민선 7기에 이어 민선 8기까지 성북구가 주민의 목소리를 더욱 직접적으로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진행하는 ‘현장구청장실’을 통해 접수한 주민 제안으로 시작됐다. 성북구 관계자는 “탄소 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와 맞물려 이승로 성북구청장이 의지를 가지고 직접 챙기며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젝트에 따라 조성되고 있는 정원 공간으로는 석계역, 석계역 철도 연변, 안암오거리, 개운산 자락길 등이 있으며 이 구청장이 매주 간부회의 등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루고 있다.

성북구는 최근 과밀화된 도심 내 고가도로 및 지하철 교각 하부 공간에 녹지 및 휴식 공간을 조성해 아름다운 가로경관과 활력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진행 중인 석계역 일대 정원화의 1단계 작업을 완료했다. 석계역 일대 정원화 사업은 총 3단계 사업으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총 3300만 원을 투자해 진행된다.

성북구와 노원구, 중랑구 지역주민 등이 주로 이용하는 석계역 일대는 내부순환도로 고가하부, 화랑로 고가하부 등으로 인해 삭막하고 방치된 흉물 공간으로 주민들의 관심에서 버려져 있었다. 이에 성북구는 현황을 치밀하게 분석해 정원 기획 단계부터 5가지 콘셉트의 정원(△빛의 정원 △소나무 정원 △물의 정원 △테라스 정원 △미디어 정원)을 구상했다. 이를 통해 ‘성북의 자연, 문화로 빛나는 도시 관문 정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승로(왼쪽 첫 번째) 성북구청장이 지난 8월 16일 개운산 정원 조성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성북구청 제공
이승로(왼쪽 첫 번째) 성북구청장이 지난 8월 16일 개운산 정원 조성 현장을 방문해 점검을 하고 있는 모습. 성북구청 제공


석계역 철도 연변에는 치유 정원도 조성 중이다. 주민 이용이 많은 도시계획시설의 녹지 재정비를 통해 훼손된 녹지를 복원하고 황톳길 치유 정원을 조성함으로써 쾌적한 도시환경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고가 하부 방치 공간에 정원을 조성하는 석계역 일대 정원화 프로젝트와 달리, ‘힐링이 필요한 그대에게 드리는 석계역 철도 연변 치유 정원’은 일상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주민들에게 산책 장소를 제공한다는 콘셉트다. 맨발 황톳길을 거닐고 아름드리 소나무숲 아래에서 운동하면서 아름다운 정원을 즐기는 동북권 대표적 힐링 공간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황톳길 규모는 약 230m이며 조성 완료 예정 시기는 올해 12월이다.

장기간 방치된 체육시설 등 훼손된 녹지가 즐비했던 개운산 근린공원은 주민을 위한 테마 체험형 공원으로 바뀌고 있다. 성북구는 서울시와 협력해 개운산의 산림을 복원하고 지역주민에게 쾌적하고 아름다운 공원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토지보상을 실시해 부지를 확보, 개운산공원 내 방치된 체육시설 등의 공원 경관 훼손시설을 정비하고 녹지를 복원해 시민에게 향상된 녹색 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성북구는 이를 위해 개운산 무장애 숲길과 정원 속에서 책과 쉼을 즐길 수 있는 개운산 책쉼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조성 완료 예정 시기는 2025년 11월이다.

고려대에 인접해 강북권을 대표하는 먹자골목 중 하나로 수많은 통행객 등이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안암오거리는 최근 아름다운 가로정원으로 탈바꿈했다. 성북구 관계자는 “지역주민이 직접 가꾸고 즐기는 아름다운 가로정원을 조성하면서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로도 이용되지 않고 꽃길로 출퇴근과 일상이 행복해지는 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랑천 제방 상부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주정차 구간 도로를 철거하고 수목 및 화초를 식재해 수변 정원으로 조성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이 피는 수국을 비롯해 가을이 무르익을 즈음 예쁘게 물드는 단풍나무 등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421㎡ 규모의 중랑천 제방부에 수목 4520주 등을 심었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우이천 수변 정원 조성사업을 시행해 우이천 산책로변 유휴공간 내 수목 및 화초류를 식재, 수변 정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주민들이 탄소 중립 정원에서 꽃과 나무를 보고 즐기며 일상의 행복함을 찾기를 바란다”며 “가로변 유휴공간을 적극 발굴해 탄소 중립 정원 조성에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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