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양창석(32)·장혜수(여·32) 부부
2021년 가을, 저(혜수)는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고자 ‘오픈카톡방’을 개설했습니다. 어느 날, 고민 상담을 받던 한 남자가 직접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저는 겁도 없이 선뜻 일면식도 없는 그 사람에게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때 만난 이가 바로 지금의 남편입니다. 이후 오픈카톡방 사람들과 단체 모임을 하면서 조금씩 친해졌어요. 빼빼로데이엔 선물까지 준비했더라고요.
남편의 지극 정성인 모습은 제 마음을 활짝 열어젖혔습니다. 제 생일 전날 친구들과 모임이 있었는데요. 남편에게 연락이 온 거예요. 모임이 끝나면 연락하라고요. 저를 집에 데려다주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언제 약속이 끝날지 기약이 없었는데도요. 그것만으로도 감동했는데, 약속을 끝내고 남편 차에 타니 남편이 손편지와 함께 고백하더라고요. 사실 내일 고백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제 생일과 겹쳐 고백한 기념일의 의미가 퇴색할 것 같다면서요. 남편은 지금도 한결같이 저를 먼저 배려하고 제 가족을 우선시합니다.
우리는 지난해 11월 부부가 됐습니다. 플래너 없이 둘이 준비한 결혼이라 힘든 점이 적지는 않았는데요. 무엇보다 웨딩 촬영이 난관이었어요. 제주도 웨딩 촬영을 예약했는데, 날씨 때문에 비행기가 제주도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죠. 결국, 일정을 다음날로 조정하고, 첫 비행기로 다시 예매했어요. 다른 승객분들께 양해를 구해 비행기에서 가장 먼저 내린 뒤 부랴부랴 사진을 찍으러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당황스러운 경험은 신혼 여행 때도 이어졌어요. 체코로 신혼 여행을 갔는데요. 현지 사람들이 표를 내지 않고 버스에 타길래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했더니,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표 검사를 하더라고요. 표가 없던 우리는 총 10만 원에 가까운 벌금을 냈어요. 모두 당황스러운 기억이지만, 지금 돌이켜 보면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됐네요.
우리의 목표는 서로를 닮은 아이를 가지는 것인데요. 앞으로 태어날 아기가 행복하고 부족하지 않은 삶을 살게 하고 싶어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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