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개 단체 500명 보신각서 집회
텔레그램 등 플랫폼 책임도 촉구


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성범죄 문제가 대학가와 중·고교 교실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번지면서 여성단체와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규탄의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6년 전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편파수사 논란에서 시작돼 수만 명 규모로 커졌던 ‘혜화역 시위’가 재연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94개 여성·인권·시민단체는 오는 6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에 대응하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4일 밝혔다. 주최 측은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는 소라넷, 웹하드 카르텔, 텔레그램 성 착취 등의 이슈가 있었으나 정부 대응은 미비했다”며 “온라인 남성 문화는 온라인 플랫폼의 수익 구조와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을 타고 텔레그램 딥페이크 성폭력의 현장에 와 있다”고 주장했다. 집회에 참여하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한 활동가는 “딥페이크 성폭력 사태의 유형 자체는 새로울 수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그릇된 남성 문화와 여성 혐오”라며 “텔레그램을 비롯한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책임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 인원은 500명 정도로 예상되지만,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종로구 혜화역에서는 여성계의 대규모 시위가 6년 만에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결성된 ‘여성혐오폭력 규탄 공동행동’은 오는 21일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만든 놈 판 놈 본 놈 모조리 처벌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딥페이크 성 착취 엄벌 촉구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이 내건 목표 참가 인원은 1만 명이다. 공동행동은 “‘한 방에만 22만 명’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딥페이크뿐 아니라 성 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하는 단체방이 수백 개, 참여자는 수백 명에서 수천만 명에 이르는 것을 ‘N번방’ 때 똑똑히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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