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혼했습니다 - 임아원(31)·구혜빈(여·31) 부부

5년 전 어느 날, 저(혜빈)의 친구가 동네에 놀러 왔다며 술 한잔하자고 불러내더라고요. 함께 한참 술잔을 기울이던 도중에 친구가 자기가 아는 사람을 불러도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어 그러라고 했어요. 이후 잠깐 쉬러 술집 밖에 나왔는데, 웬 훤칠한 훈남이 술집에 들어가는 거예요. 친구가 부른 지인이 이 사람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웬걸? 정말 그 남자가 우리 테이블에 앉아 있는 거예요. 2차로 노래방을 갔는데, 서로 꼼지락거리다 손까지 잡은 거 있죠? 알고 보니 그 사람도 처음 봤을 때부터 제가 마음에 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두 번째 만남에서 남편은 저와 연애하고 싶다고 고백했어요. 전 단박에 승낙했죠. 어떤 분들은 ‘두 번 만나고 어떻게 사귀어?’라고 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이 남자라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그 촉이 맞았는지 연애 초반부터 바로 남편과 결혼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죠. 저희는 4년 9개월 연애 끝에 지난해 11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하면서 남편이 제게 한 약속이 있어요. 제가 비위가 좋지 못해 다른 집안일은 다 하더라도 쓰레기 처리만큼은 못하겠다고 했더니 평생 자기가 쓰레기를 전담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더라고요. 지금까지 음식물, 화장실 쓰레기 처리와 분리수거는 모두 남편이 해주고 있답니다.

부부가 되고 가장 큰 행복은 나를 지켜주는 든든한 보호자가 생겼단 거예요. 결혼하고 한 달쯤, 제가 채소를 손질하다 손을 깊게 베인 적이 있는데요. 응급실에서도 계속 제 옆을 지켰는데, ‘보호자가 있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 싶었습니다. 가까운 미래엔 예쁜 2세를 낳아 오손도손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네요.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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